푸틴, “더이상 물러설 곳 없다... 군사적으로 맞불 놓을 것”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방이 공격적 노선을 철회하지 않는 한 러시아도 이에 상응하는 군사적 조치로 대응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21일(현지시간) 푸틴은 러시아 국방부 간부회의에 참석해 “우크라이나를 놓고 미국과 대치 중인 우리는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며 “서방의 공격이 계속된다면 좌시하지 않고 비우호적인 조치에 군사적으로 맞불을 놓을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또한 ‘자국의 안보 확보를 위해 다른 나라의 안보를 희생해서는 안 된다’는 유라시아 대륙 안보의 ‘불가분성’을 언급하며 러시아의 이번 대응은 자국의 안보와 주권을 보장하기 위한 권리라고 덧붙였다.

◆ 푸틴 “서방의 비우호적인 공격에 강경하게 대응”

러시아가 미국의 우크라이나 원조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21일 군 고위 간부들과의 회동에서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하는 일은 바로 우리 문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며 "서방국가들의 비우호적인 공격이 계속된다면 우리도 군사적 조치로 강력하게 대응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푸틴의 이런 발언에 대해 러시아가 이르면 다음달 우크라이나 국경에 수만 명의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준비하고 있다며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가 유럽에 중거리 핵미사일도 재배치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와 서방국가들 간의 동맹관계가 커지며 러시아 안보가 위협을 받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는 동유럽에서 나토가 군사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은 서방의 서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미국·나토, “대화 준비는 돼 있으나 우크라에 원조는 계속 이어질 것”

카렌 돈프리드 미 국무부 유럽 유라시아 담당 차관보는 21일 기자들에게 미국은 3개의 채널을 통해 러시아와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우선 내달 러시아와 양자 교섭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2019년 중지된 나토 러시아 평의회(NRC)를 재개하고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를 통해서도 러시아 측의 제안에 대해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옌스 스톨텐베르 나토 사무총장은 내년 초 러시아와 의미있는 논의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지난주 러시아와 직접 회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는 그러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방어를 위해 앞으로 계속 우크라이나에 군사 장비와 보급품을 보낼 것”이라며 “미국은 러시아 경제를 혼란에 빠뜨리기 위해 강력한 수출 통제 조치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그동안 나토의 동진과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반대해 왔으며 자국의 안보 위협에 대응하여 우크라이나의 침공을 시사하며 미국을 비롯한 서구 열강들과 갈등을 빚어왔다. 이에 대해 미국은 “전례없는 경제적 조치”로 러시아를 고립시키겠다며 위협을 가하기도 했다. 이번 푸틴의 발언으로 갈 데까지 간 서구 열강들의 긴장상태에 귀추가 주목된다.

<로이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