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국민 재난지원금' 사실상 철회 "고집 않겠다"

李, 18일 SNS에 '전국민 재난지원금' "고집하지 않겠다" 철회 의사 밝혀

"다급한 현장 대비 정치 속도 너무 느려...야당과 정부, 반대하고 있다" 비난

"지급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두텁고 신속하게 지원해야"...코로나 손실보상 집중

국민의힘 "예산 심사, 국회에서 할 테니, 이 후보는 힘겨운 '후보의 일'만 하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8일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고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아쉽다. 그러나 우리가 각자의 주장으로 다툴 여유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가 대선 공약으로 제안, 민주당이 강력 추진중인 전국민 대상 방역지원 성격의 재난지원금을 사실상 스스로 철회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이어 "현장은 다급한데 정치의 속도는 너무 느리다"며 "야당이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반대하고 있다. 정부도 신규 비목 설치 등 예산 구조상 어려움을 들어 난색을 표하고 있다"고 야당과 정부를 싸잡아 비난했다.

그러면서 "지금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처한 현실이 너무 어렵다"며 "지원의 대상과 방식을 고집하지 않겠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 후보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합의가 어렵다면 소상공인·자영업자 피해에 대해서라도 시급히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제안을 대안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논의는 추후에 검토해도 된다는 입장을 내면서다.

그는 "대신 지금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두텁고 넓게 그리고 신속하게 지원해야 한다"며 "재원은 충분하다. 올해 7월 이후 추가 세수가 19조 원이다. 가용 재원을 최대한 활용해서 즉시 지원할 것은 신속히 집행하고 내년 예산에 반영할 것은 반영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윤석열 후보도 50조 원 내년도 지원을 말한 바 있으니 국민의힘도 반대하지 않을 거라 믿는다"며 "빚내서 하자는 게 아니니 정부도 동의하리라고 생각한다"고 동참을 촉구했다. 이 후보는 이에 더해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를 올해 총액(21조)보다 더 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소상공인 손실보상의 하한액(현재 10만원)도 대폭 상향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눈앞에 불을 보면서 양동이로 끌 건지 소방차를 부를 건지 다투고만 있을 수 없다"며 "당장 합의가능하고 실행가능한 방법이라면 뭐든지 우선 시행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쟁으로 허비할 시간이 없다. 오늘이라도 당장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신속한 지원안을 마련하길 촉구한다"면서 "민생 앞에 여야가 따로 일 수 없다. 민생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강조하면서 여야의 신속한 논의를 기대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 대선 후보의 전국민 재난지원금 철회 입장 표명과 관련, "늦었지만 이제라도 고집을 꺾었다니 다행이다"면서도 "(이 후보는) '아쉽다'가 아닌 '죄송하다'가 먼저여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이 후보 입장 표명 후 즉각 내놓은 구두논평을 통해 "이재명 후보의 고집에서 비롯된 소모적 논쟁으로 이미 국민들은 혼란을 겪었고, 민주당과 기재부는 낯 뜨거운 싸움을 벌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허 수석대변인은 이어 이 후보가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여야협의를 제안한 데 대해서도 "언제는 날치기로라도 처리해야 한다며 야당을 무시하고, 여야 합의 사항은 사뿐히 즈려 밟으며 입법부 패싱도 벌여놓고 이제 와 궁지에 몰리니 여야가 머리를 맞대 달라고 하니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민생을 챙기는 일, 예산을 심사하고 편성하는 일은 국회에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국회의 일'을 하겠다"며 "괜히 대통령 권한 월권하고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핍박하지 말고, 힘겨운 대선 길에 '후보의 일'만 하라"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