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투기 3명 모두 무죄…"이걸 처벌 못하면 뭘 처벌하나"

LH 투기 재발 막자면서 조직개혁은 지지부진

수원지법 안산지원 제2형사부(남천규 부장판사)는 지난 9일 부패방지권익위법 위반으로 구속 기소된 LH 직원 A씨 등 3명에 대한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내부 정보로 투기를 공모한 것은 범죄가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며 "내부 정보 이용을 주장하는 검찰도 내부 정보의 내용과 취지에 대해서는 조사하지 않았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이에 대해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참여연대 정책위원 김남근 변호사는 "이분들은 광명·시흥 본부에서 근무도 했었고, 개발업무에도 관여했던 분들"이라며 "LH의 정보를 이용한 전형적인 투기였고, 거기에다 25억원을 투자해서 102억원을 벌어들여서 4배 이상 투기 이익도 얻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이런 것을 처벌하지 못 한다면 뭘 처벌해야 되느냐하는 국민적 공분이 있는 것 같다"며 허탈해했다.

김현정 진행자는 "무슨 동료가 평생 살 가족도 아닌데 직장 동료들이 공동으로 땅을 샀다는 얘기는 결국 그 땅이 곧 오르고, 곧 팔아서 이익 배분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하지 않았겠느냐'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이어 "더 국민적 공분을 샀던 것은 이분들이 자기들 경험들을 잘 활용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공직에 있는 분들은 자신이 공직에서 한 경험들을 사적 이익, 투기 같은 데 이용하면 안 되는데 이분들은 보상업무를 하면서 어떤 나무를 심으면 보상을 많이 받고, 또 땅이 1000제곱미터 이상이면 소위 대토. 아파트로 따지면 아파트 입주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는데, 그래서 땅을 여러 개로 쪼개서 여러 개의 입주권을 받으려고 했었기 때문에 죄질도 안 좋다"고 비판했다.

그는 "아주 전문적인 투기를 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런 사람들을 처벌하지 못한다면 누구를 처벌할거냐라는 공분이 있는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무죄 이유에 대해 김 변호사는 "검찰이 기소한 내용들이 부패방지법상의 업무상 비밀을 이용해서 투기를 했다는 것인데, 이 죄로 책임을 묻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또 검찰에서 이 사람들이 투기에 관여했다는 구체적인 행위를 특정했어야 했는데, 검찰에서 구체적으로 특정을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2심에서는 아마 공소장 변경도 할 것이고, 법리적으로도 굉장히 제한된 범위 내의 정보여야만 처벌을 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도 다퉈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문제는 부패방지법상의 업무상 비밀이용죄로 처벌하는 게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이런 문제 때문에 참여연대를 비롯해 민변 같은 시민단체에서 '이해충돌방지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문제제기를 해 왔다며 "7, 8년을 국회에서 묶혀 있다가 올해 LH 사건이 나오면서 비로소 LH 사건 중에 이해충돌방지법이 제정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해충돌방지법에 의하면 그냥 LH 내부의 미공개정보를 이용했다라고만 하면 형사처벌이 되는 것"이라며 "다만 소급적용이 안 돼 이번 사건에는 적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LH 개혁 방안에 대해서는 지지부진한 상태라며 결국 대장동 사태와 같이 정쟁으로만 흐르다가 개혁이 안되는 것 아니냐며 걱정스런 입장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