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자 수색·구조에 최선 다해 준 헝가리 정부에 감사…양국 우정 이어지길"
文 "이 아름다운 곳에서 비극적인 사고 안타깝다"
버르거 부총리 "더 의미 있는 장소로 계속 간직하길...비극 알려주는 증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머르기트교 인근에 조성된 추모공간을 방문, 헌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오후 부다페스트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곧바로 당시 참사가 발생했던 머르기트교(Margit hid) 인근에 마련된 추모공간을 찾았다.
문 대통령은 검정색 코트에 검정색 정장 차림, 김정숙 여사는 같은 색깔의 코트와 투피스바지 정장을 입고 추모비에 헌화하고 묵념했다.
화환의 리본에는 '우리 국민의 영혼을 위로합니다.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문 대통령은 버르거 미하이 헝가리 부총리 겸 재무장관으로부터 추모공간에 마련된 추모비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추모비(허블레아니호 상징)와 추모대(바이킹 시긴호 상징)는 삼각형 구조로 추돌 장면 연출했고, 추모비 높이 1.6m, 길이 7m의 화강암 돌판 앞면에 한국어로 ‘허불레아니 침목 사고의 희생자를 기리며’라는 추모 문구가 적혀져 있다.
한국인 관광객과 가이드 33명을 태우고 야경 투어를 나섰던 허블레아니호가 대형 크루즈선인 바이킹 시긴호와 충돌한 이 사고로 한국인 25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허블레아니호에 있던 헝가리인 선장과 승무원 등 2명도 숨졌다.
추모비에는 희생자들의 이름이 한국어와 헝가리어, 영어로 적혀 있다.
설명을 들은 문 대통령은 "당시 유람선 사고 때 헝가리 정부가 실종자들의 수색과 구조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 준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며 "헝가리 국민도 함께 걱정해주고, 애도해주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원히 그분들을 애도하기 위해서 추모공간까지 마련해 준 데 감사드린다"고 거듭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그때 한국 국민들뿐만 아니라 헝가리 국민 두 분도 희생되셨는데, 그분들에게도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헝가리 정부가 이렇게 추모공간을 마련해 주고, 또 헝가리 국민들께서 지난 1주기, 2주기 때마다 함께 추모의 마음들을 모아 준 것에 대해서 한국 국민들은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영원히 양국 국민들의 우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 아름다운 곳에서 이런 비극적인 일이 생겨서 그것이 더 (안타깝다)"라고 말했고, 이에 버르거 부총리는 "저희 입장에서는 희생자들을 기리는 장소로, 더 의미 있는 장소로 계속 간직하기를 바란다"며 "이 장소는 항상 우리들에게 어떤 비극이 발생했는지를 알려 주는 증거"라고 답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추모공간에 식수된 은행나무가 양국 관계를 돈독하게 한다는 의미라는 설명도 들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은행나무는 아주 장수하는 나무이고, 뿐만 아니라 조금 더 지나면 굉장히 아름드리 자라게 된다"며 "잎도 굉장히 많이 달리게 되고 열매도 풍성하다, 양국 관계도 그렇게 발전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추모 공간 근처에 있던 교민들이 인사하자 손을 흔들어 화답한 뒤 현장을 떠났다.
이날 추모공간에는 정의용 외교부 장관, 서훈 국가안보실장, 박철민 주헝가리 대사가 동행했고, 헝가리측에서는 버르거 부총리 겸 재무장관, 벌로그 부다페스트 5구역 부시장, 버러니 외교부 동방정책 차관보, 초머 주한헝가리 대사가 함께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