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비서실장 "노태우 국가장, 법적으로 가능... 논의할 것"

유영민 "국가장 제한 사유로 '예우박탈' 없다... 국립묘지 안장, 정무적 판단 필요"

행정안전부와 보훈처, 조만간 임시 국무회의 심의와 대통령 결정 통해 가릴 것"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 대통령비서실 국정감사에 출석해 '노 전 대통령이 국가장 대상에 해당하느냐'는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국가장으로 장례를 치르는 것이 가능하다"며 "다만 절차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유 실장은 이어 "국가장 시행을 제한할 수 있는 사유로 '(전직대통령) 예우 박탈'은 명시돼 있지 않다"며 "앞으로 논의를 더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가장법 제2조에 따르면, 전·현직 대통령, 대통령당선인, 국가 또는 사회에 현저한 공훈을 남겨 국민의 추앙을 받는 사람이 서거할 경우 유족 등의 의견을 고려해 행정안전부장관의 제청으로 국무회의의 심의를 마친 후 대통령이 결정하는 바에 따라 국가장으로 할 수 있다.

그러나 국가장법은 중대 범죄를 저질렀는지와 예우가 박탈됐는지 여부는 규정하고 있지 않다.

유 실장은 '노 전 대통령의 국립묘지 안장 가능 여부'에 대해선 "그 문제는 또 다른 절차가 필요하다"며 "국민들의 수용성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한 정무적 판단이 필요할 수 있다. 내부 절차에 따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노태우 씨는 대법원에서 최종 17년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많은 국민들이 12·12 내란은 물론, 5·18 광주학살에 대해서도 노태우 씨에게 분명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며 "국민들은 국가권력으로 국민을 학살한 권력찬탈차, 독재자에게 국가장 예우를 갖추는 것은 누구도 납득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국회의장·대법원장 또는 헌법재판소장의 직에 있었거나 국가장법 제2조에 따라 국가장으로 장례된 사람은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립서울현충원 및 국립대전현충원 안장 대상자가 된다.

그러나 국가유공자법 제79조 제1항 제1~4호에 해당하는 경우는 안장 대상자에서 제외하고 있는데, 노 전 대통령은 제2호에 적시된 형법상 내란죄 등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윤 의원은 조오섭 의원과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장법은 국가 또는 사회에 현저한 공훈을 남겨 국민의 추앙을 받는 사람이 서거한 경우에 그 장례를 경건하고 엄숙하게 집행함으로써 국민 통합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것"이고 "국립묘지는 국가나 사회를 위해 희생, 공헌한 사람을 안장해 그 충의와 위훈의 정신을 기리며 선양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국가장법 개정안과 국립묘지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국회의원들로서 국민이 용서하지 않고 역사적 단죄가 끝나지 않은 전직 대통령에 대한 국가장과 국립묘지 안장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행정안전부와 보훈처 등에 따르면 국가장 여부가 임시 국무회의 심의와 대통령 결정을 통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