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국가장 예우·국립묘지 안장' 반대

민주, 조오섭·윤영덕 국회의원 긴급 기자회견
5·18 단체, "국가장 동의 못 해"

더불어민주당 조오섭·윤영덕 국회의원이 26일 '노태우씨의 국가장 예우와 국립묘지 안장을 반대'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두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노태우씨가 오랜 지병으로 투병생활을 해오다 89세의 일기로 사망했다"며 "한 개인의 죽음 앞에 깊은 애도를 보낸다"고 밝혔다.

그러나 "5월학살의 책임자 중 한 명으로 역사적 단죄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전직 대통령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국가장의 예우와 국립묘지에 안장되어서는 안된다"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이어 "국가장법은 국가 또는 사회에 현저한 공훈을 남겨 국민의 추앙을 받는 사람이 서거한 경우에 그 장례를 경건하고 엄숙하게 집행함으로써 국민 통합에 이바지 하고자 하는 것"이고, "국립묘지는 국가나 사회를 위해 희생, 공헌한 사람을 안장해 그 충의와 위훈의 정신을 기리며 선양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의원과 윤 의원은 "노태우씨는 12·12 군사반란으로 정권을 찬탈한 신군부의 2인자로 전두환과 함께 5·18민주화운동을 무력으로 진압했던 책임자 중 한명"이라며 "반란수괴, 내란수괴, 내란목적 살인,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7년형을 받은바 있는 중대 범죄자"라고 강조했다.

특히 "광주와 국민 앞에 진심어린 사죄와 참회가 없는 찬탈자이자 학살의 책임자를 국가장으로 장례를 치루고 국립묘지에 안장한다면 우리는 후손들에게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정의를 이야기할 수 없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한편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노태우씨의 사망에 대해 "노씨는 5·18 진상규명에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다. 사망했다고 해서 진상규명이 끝나는 것도 아니고, 본인의 죄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라면서 "아들의 '대리 사죄'도 진정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김영훈 5·18민주유공자유족회 회장은 "노씨가 진정으로 사과했다면 5·18유족과 시민들은 충분히 용서할 마음이 있었는데 안타깝다"면서 "고인의 죽임에 애도를 표하지만 '국가장' 등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