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 110조원 자산매입 축소 논의 시작

유럽이 코로나19 대유행 경제 위기에서 회복하는 가운데 유럽중앙은행은 800억 유로(110조 원) 규모 자산매입을 축소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다.

9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은 통화정책회의에서 대유행 상황에서 시행한 자산매입 확대와 금리 인하 같은 경기부양 완화책을 어떻게 축소할지 논의할 예정이다.

ECB는 대유행이 시작하자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 확대와 2% 물가목표 달성 등을 목표로 했다.

이 영향으로 경제가 회복하고 실업률이 낮아지는 효과를 얻었으나 물가상승률은 치솟고 있어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강해지고 있다.

유로지역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3.0%로 시장 예상치 2.7%를 넘어서며 10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일부에선 이와 같은 위기를 겪은 적이 없으며 대유행이 끝나려면 멀었기에 완화책을 성급히 풀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ECB는 거의 10년 동안 목표 물가상승률을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이에 의문을 나타내고 있으며 자산매입 축소가 위험하다고 본다.

로이터 조사 경제분석가들은 ECB의 PEPP 규모가 월 800억 유로에서 600억 유로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바클레이스 경제분석가들은 "ECB가 4분기에 PEPP 규모를 줄일 것"이라며 "거시 지표가 크게 좋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성장과 물가상승 전망치가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CB가 PEPP 매입을 축소할 경우, 매파는 이를 출구전략의 첫 단계로 볼 것이나 ECB의 과반수를 차지하는 비둘기파는 이를 점진적인 정상화로 바라볼 수 있다.

필립 레인 ECB 수석경제분석가는 9월 결정안은 영향력이 미미하며 실질적인 논의는 다음에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마르코 발리 유니크레디트 경제분석가는 "ECB가 PEPP 축소를 자산매입 축소의 신호탄이 아니라 기술적 조정이라고 시장에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둘기파는 내년 3월 비상대책프로그램이 끝나더라도 물가상승 전망이 약해 신중론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ECB가 자산매입 축소 속도를 줄이는 것에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이는 ECB의 비상채권매입은 어떤 국가의 부채 1/3을 매입하는 것을 금지한다. 이미 몇몇 유로존 국가들은 거의 그 한계에 달했다.

각 나라의 경제 규모에 따른 자산 매입량 같은 규정도 시험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ECB는 규정 일부를 쉽게 바꿀 수 있으나 매파는 유럽이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기에 이에 반발할 수 있다.

옌스 바이드만 분데스방크 총재는 "PEPP의 첫 번째 P는 팬데믹(Pandemic)을 의미하지 영구적(Permanant)을 뜻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공 로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