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아프간 대피임무는 비범한 성공”...거센 비난 여론도 직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 결정에 대해 20년 전쟁이 더 이상 미국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정당성을 주장했다.

그는 미군과 연합군이 아프간에서 12만명 이상의 민간인을 대피시켰다고 언급하며 급박했던 대피 임무에 대해 ‘비범한 성공’이라고 평가했다.

8월 31일이 임의적인 시한이 아닌 국가안보팀과 군 지휘관들의 만장일치에 따른 권고로 미국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설계된 것이라며, “나는 이 전쟁을 영원히 연장하려 하지 않았다. 영원히 출구를 연장하려 하지도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프간에서 끝없는 임무를 수행하는 데 더 이상 명확한 목적이 없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100~200명의 미국 시민이 아프간에 남아 있음을 인정하고 외교 임무의 일환으로 아프간을 떠나고자 하는 미국인과 수천 명의 아프간 조력자들을 돕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떠나지 못한 대부분은 이중 국적자와 장기 거주자로 “아프간을 떠나기를 원하는 미국인의 90%가 그렇게 할 수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같이 전면적인 정당성을 주장했지만 철수 과정 중 카불 공항에서 발생한 자살 폭탄 테러로 인한 대혼란으로 정치권과 대중의 비판에 직면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은 아프간에 수천 명을 남겨뒀다. 이건 도덕적 재앙"이라고 비판했으며, 폭스뉴스는 공화당 하원의원들이 아프간의 신속한 철수에 대한 재앙적인 상황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에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케빈 매카시는 30일 기자회견에서 “현재 미국인들은 아프간에 갇혀 있고, 탈레반은 과거 어느 때보다 많은 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국경도 개방돼 있다"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바이든의 미군 철수에 대해 여론 반응도 냉담했다. 로이터-입소스가 지난 3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8월 27일부터 30일까지 실시된 전국 설문조사에서 51%가 바이든의 철수에 대한 접근 방식을 반대하고 38%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간 미군 철수에 찬성하는 미국인이 40%도 채 되지 않았으며, 4분의 3은 모든 미국 민간인이 빠져나갈 수 있을 때까지 주둔하기를 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