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독립기념일 시민에 총격...곳곳서 탈레반 통치에 격렬 시위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이 집권한 후 아프가니스탄의 많은 도시들이 며칠 동안 불안한 평화를 유지했지만 여러 도시에서 탈레반 반대 시위가 격해지고 있다.

아프간 국기를 들고 102번째 독립기념일을 맞아 시위를 벌이는 시위대를 향해 탈레반이 총격을 가해 사망자가 발생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쿠나르주 아사다바드시에서 탈레반 대원이 독립기념일을 축하하는 군중에게 발포해 최소 2명이 사망했다고 알자지라는 19일(현지시간) 전했다. 이 일은 독립기념일을 축하하는 사람들 중 한 명이 탈레반 대원을 칼로 찌르자 총격을 가한 후 발생했다. 다만 총격에 의한 사망인지, 압사에 의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영상에는 카불에 보인 남녀 군중이 아프간 삼색 국기를 흔들며 “우리의 깃발, 우리의 정체”라고 외치는 모습이 담겼다. 다른 일부 시위 현장에서는 사람들이 이슬람 선서가 새겨진 탈레반의 백기를 허물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날은 아프간이 1919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날로, 시위대는 카불과 다른 도시에서 백기를 든 탈레반에 대한 저항의 표시로 아프간 삼색국기를 들었다.

또 잘랄라바드에서는 탈레반이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아프간의 삼색 국기를 흔드는 사람들을 향해 발포해 남성 1명과 10대 소년 1명이 부상당했다.

앞서 잘랄라바드에서는 아프간 국기를 들고 탈레반 퇴진을 요구한 시위대에 총격을 가해 시위자 3명이 숨지고 12명이 부상당했다.

동부 코스트주에서 탈레반은 또 다른 시위대를 해산시킨 후 24시간 통행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다.

탈레반은 1990년대 집권 시기와 달리 온건 통치를 내세우며 이슬람법 내에서 여성 권리를 보호할 것을 주장했으나 무장 세력의 구타와 살해로 인해 회의적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한편 아프간 기자들은 독립 언론이 허용될 것이라는 확신에 의문을 제기했다.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에 따르면 탈레반이 아프간에서 한 기자의 가족을 총으로 살해했다고 호주 디에이지가 20일(현지시간) 전했다. 방송은 정확한 살해 장소와 시간을 언급하지 않았으며, 탈레반 전사들이 도이체벨레 기자를 찾고 있고, 서부 아프간에서 집을 수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이체벨레 관계자는 탈레반이 카불과 지방에서 기자들을 조직적으로 수색하고 있으며 시간이 촉박하다고 말했다.

<제공 로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