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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화하는 국민의힘 내부 갈등]

‘봉숭아학당’인가?... 후보사퇴 요구에 녹음파일 공방까지

  • 보도 : 2021.08.18 11:27
  • 수정 : 2021.08.19 18:29

원희룡, 이준석에 "6시까지 녹음파일 전체 공개하라" 

원희룡 "통화 앞뒤 맥락상 '갈등 정리' 아닌 尹 정리"

원희룡 "이준석, '대여투쟁' 할 생각 없다고 말했다"

원희룡 "공정성 훼손됐다"... 선관위원장 '서병수 카드' 반대

원희룡 "논란의 핵심은 이 대표의 불공정한 언행이다"

하태경 "'더티플레이'한 원희룡 후보는 사퇴하라"

당 대표와 최고위, '경고'에 경고'로  '봉숭아학당' 연출

조세일보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18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연합뉴스]
 
대선 경선을 앞두고 '경선준비위원회 월권', '당 대표 공정성 문제', '당 대표 탄핵', '국민의당과의 합당 결렬' 등 불협화음을 빚어오던 국민의힘이 이번에는 대선 예비후보와 당 대표 간 '녹취록' 공방과 대선주자 간 '후보 사퇴 촉구 기자회견' 등 연일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 원희룡, 이준석에 "오후 6시까지 녹음파일 전체 공개하라"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18일 오전 여의도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준석 대표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곧 정리된다'고 분명히 말했다"며 "이 대표는 녹음 파일 전체를 공개하라"고 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곧바로 페이스북에 "그냥 딱합니다"라고 적었다.

원희룡 전 지사는 "제 기억과 양심을 걸고 분명히 다시 말씀드린다. '곧 정리된다'는 이 대표의 발언 대상은 윤석열"이라며 "전체 녹음파일을 확인하면 그 속에 있는 대화의 흐름, 말이 이어지고 끊기는 맥락, 거기 담겨있는 어감과 감정을 다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곧 정리된다는 대상이 갈등 상황인지 윤석열 후보인지 누구나 확실하게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앞서 원 전 지사가 "이 대표가 지난 10일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금방 정리된다고 했다"고 밝히자 이 대표는 '윤 전 총장이 아니라 갈등이 정리된다는 것'이라는 의미라고 반박했다. 이어 원 지사가 긴급 기자회견 개최를 예고했고, 이 대표는 통화 녹음파일을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을 통해 텍스트로 변환한 녹취록 일부를 곧 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 원희룡 "통화 앞뒤 맥락상 '갈등 정리' 아냐"

원 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어투와 감정을 담을 수 없고 오역이 많은 인공지능 녹취의 한계를 지적하며 통화 앞뒤 맥락을 설명했다.

그는  "(이 대표가 공개한 녹취록의) 조금 앞에는 (이 대표가) '윤 총장 캠프 내에서 오고 가는 회의 내용이라든지 이준석 대표에 대해서 공격하는 이런 내용을 다 알고 있다'면서 (윤 캠프가 얼마나 이준석 대표에 대해서 나쁘게 이야기하고 있는지를 분노한 감정이 한참 표현되다가) 녹취록에는 부정확하던데 제 기억으로는 '당 대표인 나도 여론조사를 여의도연구소를 통해서 다 하고 있는데 윤 총장 여론조사가 많이 좀 떨어지고 있다'고 얘기하고선 '저거 저거, 저거 저거 곧 정리됩니다, 저거'하고 그다음에 이야기를 전환한다고 저보고는 '축하합니다, 지사님 많이 오르고 있어요'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갈등상황을 정리한다는 것'이라는 이 대표의 주장에 대해 "이게 무슨 갈등 얘기하다가 갈등을 어떻게 정리할 거냐 이런 얘기가 아니"었다며 "(이 대표가) 후보들에 대해 (지지율이) 오르고 내리는 걸 대표가 일일이 쳐다보고 있다가 자기감정을 싣고 있구나, 이건 당대표가 너무 불공정하다, 큰일 났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이 긴급 기자회견을 예고하자 이 대표가 녹취록 일부를 공개한 데 대해 "이 대표는 이걸 해석의 여지가 있는 걸로 몰고 가기 위해서 어제 그렇게 공개한 것 같다"며 "나름대로 녹취록으로 의미를 유도하려고 하는 그런 의도가 있었다고 본다"고 해석했다.

원 지사는 또 이 사태의 발단에 대해 이 대표가 한 언론사 기자에게 '토론회 두 번하면 윤 전 총장이 버티지 못한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 정체불명의 소문이 있다'는 진행자의 말에 "정체불명이 아니다. 어느 신문에 어느 기자하고 어떤 경과가 있었는지도 (이 대표에게서) 직접 들었기 때문에 정확하게 알고 있다"며 "우리 당 주변과 언론 쪽에서 저에 대해 (관련 취재가) 들어왔었고 저는 거짓말을 할 순 없기 때문에 이게 결국 불거지게 됐다"고 말했다.

◆ 원희룡 "이준석, '대여투쟁' 할 생각 없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당시 이 대표에게 전화한 이유로 당 대표로서 해야 할 역할에 대해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경선준비위원회에서 많은 쟁점사항들이 이야기되고 있었는데 서병수 경준위원장과 얘기하는데 반응이 영 시원치가 않았다"며 "당원들이 걱정하고 제가 느끼는 점들에 대해서 조언 겸 제 의견을 전달하는 차원에서 전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원 지사는 "당 대표는 경선에 너무 아이디어를 내거나 관여하면 안 된다. 공정성 시비가 붙고 최후의 보루로서 남아 있어야 한다는 얘기를 주로 했는데 (이 대표가) 그 부분에 대해서 인정을 잘 안 해서 얘기가 좀 길어졌었고 그 얘기 끝에 이제 '대여투쟁을 안 한다는 것 때문에 당원들이 지금 부글부글하고 있다'. '당대표는 당을 대표하기 때문에 대여투쟁에 앞장서야 하지 않으냐'는 부분에 대해 (이 대표가) '대여투쟁을 영원히 안 할 건 아니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원 지사에 따르면 이 대표는 해당 통화에서 대여투쟁보다는 경선 여건 정리에 집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원 지사는 전날 CBS라디오 '한판승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 대표는)  윤석열의 입당과 안철수와의 합당 등 경선 여건을 정리하는 게 자기의 일이라 거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며 "그렇게 하면 공정성 시비가 붙었을 때 최후의 보루로 남아 있어야 할, 그리고 싸우는 사람들, 항의하는 사람들을 정말 달래고 중재해야 할 당 대표의 공백 상태가 와 너무나 위험하다고 했는데 (이 대표가) 끝까지 인정을 안 했다"고 설명했다.

◆ 원희룡 "공정성 훼손됐다"... 선관위원장 '서병수 카드' 반대

원 지사는 이 대표가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을 선거관리위원장으로 추천한 것도 비판했다. 그는 서병수 위원장을 "당 대표(이준석) 아이디어가 상당히 주입돼 있는 특정 인물"이라고 표현하며 "경선에 당대표가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후보가 아이디어를 낸 부분이 특정인에 의해서 대변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이 대표가 과거에 했던 발언 등과 관련해 어떤 시나리오를 갖고 있지 않으냐, 누구 편을 들 생각을 갖고 있지 않느냐는 의혹이 당 안팎에 파다하게 있는데 이것을 당 대표가 적극적으로 해소하지 않은 상태"이고 "왜 굳이 저렇게 공정성이 훼손된 서 위원장이 아니면 안 된다는 건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서 위원장은 전날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원 지사에게 사과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원 지사는 "거꾸로 된 이야기"라고 일축하며 몇 가지 사례를 제시했다.

원 지사는 "이 대표가 몇 주 전 경준위가 아마 출발도 하기 전에 '이번엔 토론배틀 조를 짜서 복식조로 4인조로 다양한 방식으로 토론할 것'이라며 한참 설명하길래, 거기에 대해서 유불리를 후보들 같은 경우 다 느낄 텐데 왜 당대표가 저런 걸 언급을 하나 (싶었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또 "대표가 조용히 경선준비위원들한테 아이디어를 전달하면 모르겠지만 공개리에 자기가 얼마나 아이디어가 많고 흥행을 기획하고 있는지 이미 언론에 다 얘기했고, 그런 내용들을 서병수 위원장이 저희들과 상견례할 때 그대로 다 반복해서 얘기했다"며 "경선아이디어뿐만 아니라 여론조사를 몇 퍼센트(%)로 하고 컷오프를 몇 명으로 하고 이런 부분들도 이 대표가 먼저 다 언론에 이야기한 다음에 경준위가 그걸 그대로 다 반복했다"고 했다.

이어 "서병수 위원장 면담도 요구해서 만났고 전화도 했는데 전혀 후보들의 이야기를 받아들이거나 들을 생각조차가 별로 없었다. 후보들 의견 취합도 안 하고, 의견을 제기하면 귀 흘려들으면 이미 경준위 내에서 누가 결정했는지 모르는 사항을 일방적으로 발표를 계속했다"며 "서 위원장하고 이야기하면 다음 날 제가 이의제기했던 것을 거꾸로 그냥 못박는 식으로 기정사실이라고 발표하고 이 대표랑도 통화하니까 그다음 날 오히려 경선 일정과 규칙까지 다 발표를 해버렸다. 그래서 조언을 하고 경고를 해도 흘려듣고 무시하고 있구나 이렇기 때문에 문제제기가 강하게 들어가게 됐다"고 설명했다.

◆ 원희룡 "논란의 핵심은 이 대표의 불공정한 언행"

원 지사는 "이 논란의 핵심은 가장 공정해야 할 당 대표가 불공정한 언행의 중심에 있다는 것"이라며 경준위와 이 대표를 비판했다.

그는 "이준석 당대표의 의중이 많이 들어가 있는 서 위원장, 경선준비위원회가 일정이니 무슨 경선의 결정방식이니 여론조사를 이렇게 하니 저렇게 하니 경준위의 권한사항도 아닌 것을 그냥 다 발표까지 해 놨다"며 "이 부분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와 결정은 당헌상의 권한을 갖고 있고 누가 봐도 공정성의 의심을 받지 않는 선거관리위원장과 선거관리위원들로 구성된 선관위에서 논의해서 결정하고, 거기에 대해 이 대표가 보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원 지사는 "이 대표는 경선에 대한 관여라든지 아이디어 여기에서 발을 떼어야 한다"며 "지난번에 또 하나 제가 충격적이었던 게 '대정부 투쟁'에 대해서는 현재 시점에서는 그건 대표의 역할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부분"이었다고 말했다.

◆ 하태경 "'더티플레이'한 원희룡 후보 사퇴하라"

또 다른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하태경 의원은 같은 날 국회 소통관에서 '원회룡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원희룡 후보는 대선 경선 후보 즉각 사퇴해야 한다"며 "대통령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하 의원은 전날 "이 대표가 공개적으로 발언한 것이 아니"라며 "공인이 비공식적으로 한 이야기면 비공식적으로 쓴소리를 하는 것이 맞지 사적인 통화를 공개해서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페어플레이는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시점에 이런 사적인 통화까지 공개하면서 '이 대표 죽이기'로 가는 것이 우리 당과 정권교체에 무슨 도움이 있느냐. 차라리 이준석과 사생결단 싸울 것이면 당 대표 출마를 하지 뭐 하러 대선 후보에 나오냐"고 했다.


◆ '경고'에 경고'로 맞선 당 대표와 최고위,  '봉숭아학당' 연출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저는 오늘 특별한 모두 발언이 없다"며 이례적으로 모두발언을 건너뛰고, 일부 최고위원과 당직자를 겨냥해 "정신 차려야 한다. 경고한다"고 비난했다. 그러자 배현진 최고위원은 "나도 최고위원으로서 경고한다", "지금 당이 시끄러운 것은 이 대표 잘못도 있는데 경고라니"라며 "그러면 나도 똑같이 잘하라고 경고하겠다"라고 맞섰다.

최고위에 배석한 서병수 경준위원장도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대체 무슨 월권이라고 하는 거냐"며 "흔들지 말라"고 했다. 그는  "조수진 최고위원과 원 전 지사는 경준위가 공정하지 않다고 한 데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도읍 정책위의장은 일부 최고위워들을 겨냥해 "도대체 최고위가 이게 뭔가", "최고위원 당신들이 캠프 대변인들이냐", "자기들이 의결해놓은 기구(경준위)를 갖고 어디다 대고 시비를 걸고 침을 뱉느냐", "누워서 자기 얼굴에 침 뱉기"라고 했다.

이날 회의를 통해 국민의힘은 경준위가 추진하던 18일 대선 경선 토론회를 취소하고 25일 토론회는 비전발표회로 대체하고 오는 26일 대선 선거관리위원회를 출범시키기로 합의하며 갈등을 봉합하는 듯한 양상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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