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갈 방법이 있을까" 절규하는 아프간...하룻밤새 유령도시로

아프가니스탄 북부 지역 대도시인 마자르 이 샤리프는 마지막으로 함락된 정부의 거점 중 하나였다. 아프간의 주요 문화 및 경제 중심지 중 하나인 이 도시는 아프간 군대나 지역 민병대와의 큰 교전 없이 빠르게 함락됐다.

이에 충격과 불신을 느낀 주민들은 집 안에 들어가 나오지 않았고, 거리의 상점들은 빠르게 문을 닫았다. 하룻밤 사이에 유령 마을이 되어버렸다.

나심 자바드라는 한 주민은 “무서울 정도로 조용하며 총격이나 폭발은 없었다”며 “탈레반이 사람들에게 직장에 나가 사업을 재개하도록 설득하는 모습이 목격되었다”고 언급했다.

수도 카불이 탈레반에 함락된 지 이틀째인 16일(현지시간) 탈레반은 교통을 통제하고 경찰과 군대 소유 차량을 압수했다. BBC에 따르면 그들은 경찰과 군대의 검문소를 차지했다.

도심 속은 오히려 고요해 교통량은 적고 대부분의 상점은 문이 닫혔다.

점령된 도시는 고요한 반면 공항으로 가는 길목은 참혹했다. 어린이, 노인을 포함한 가족들이 긴 행렬을 이루며 2㎞의 길을 걸었다.

공항 입구에서는 중화기를 든 탈레반이 경고 사격을 하며 해산시키려 했다. 담벼락과 철조망까지 기어오르는 사람들도 있었다.

목격자들에 의하면 사람들이 비행기 티켓이나 여권 없이 도착했고, 어떤 비행기라도 타 세계 어느 곳이든 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BBC는 보도했다.

한편 탈레반이 15일(현지시간) 수도 카불을 점령하자 미국에 거주하는 아프간 사람들은 카불의 친척들을 돕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 새크라멘토에 사는 베스멜라 쿠람은 그의 형이 외국 자선단체와 아프간 정부의 IT 계약자로 일했기 때문에 탈레반으로부터 보복을 두려워했다고 전했다.

탈레반은 1996년부터 2001년 통치 기간 동안 엄격한 이슬람 샤리아법을 시행했는데, 여기엔 돌팔매질, 채찍질, 교수형 등의 징벌이 포함되어 있다.

아프간의 미 국제개발처(USAID)에서 일한 바 있는 베스멜라 쿠람은 형이 가족들과 나갈 수 있을 방법을 물었을 때 불가능하다고 대답했다며 안타까움의 눈물을 흘렸다.

미국 내 가장 큰 아프간 단체인 아프간연합의 로나 포팔 전무이사는 고국에 억류된 친인척을 위해 미국에 비자 신청하는 일을 돕고 있지만 자신의 단체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5년 전 미국에 도착해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에서 아프간 식품 수입업을 하는 자위드는 “아프간의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며 통화할 때 무력감을 느낀다”며 “극단주의자 집단에 의해 나라가 망가지도록 바이든 행정부가 내버려두지 않았다면 좋았을 것”이라며 비난했다.

<제공 로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