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 금지' 선언 후 첫 TV토론회…이재명 '기본시리즈' 정책 공방
이재명 "서민에만 지급하면 부자들 세금 안 내", 이낙연 "부자들에 대한 모욕"
이낙연 "사드, 왜 말 바꾸나?" vs 이재명 "국제관계에서 기성상태 매우 중요"
'이재용 가석방 반대론자' 추미애·김두관·박용진, '수용론' 펼친 李-李 맹공
◆…KBS 주관으로 11일 오후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들의 TV 토론회에 앞서 결의를 다지는 후보 6인［출처=KBS TV 방송 제공］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는 11일 오후 KBS가 주최한 TV토론회에서 그간 네거티브 공방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것과는 달리 ‘기본소득’ 등 정책에 대한 공방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 이재명 지사 '기본 시리즈'에 타 후보들 집중 공격
먼저 포문을 연 쪽은 이 전 대표였다. 이 대표는 자신의 주도권 토론 때 이 지사의 ‘기본소득’ 정책에 대한 문제점을 꼬집었다. 그는 "좋아하는 영화가 기생충인데 송강호의 집은 반(半)지하라 비가 오면 들이치고, 이선균 집은 비가 오면 (밖 풍경을)감상한다"면서 "이 둘 모두에게 8만원을 주는 것이 맞나"라고 공격했다.
이에 이 지사는 "(서민인)송강호에게만 (기본소득을)지원하겠다고 하면 (부자인)이선균이 세금을 안 낼 것"이라고 답했고, 이 전 대표는 "그것은 부자들에 대한 모욕이다. (부자들은)사회에 기여하고 명예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재반박했다.
박용진 의원도 이 지사 ‘기본 시리즈’ 공세에 가세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의 기본시리즈는 문제가 많고 기본도 안 돼 있다"라며 "기본소득은 엄청난 증세가 요구되고 나라의 곳간을 거덜내는 정책이다. 재원 대책이 없다. 또한 기본주택은 100만 호를 지을 땅이 없고 기본금융은 금융대란과 신용불량자에 대한 대책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지사는 박 의원에게 "팩트에 기본해 질문하면 좋겠다"고 지적한 뒤, "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방법을 찾지만 안 하려는 사람들은 핑계만 많다"고 반박했고, 박 의원은 "또 그 이야기를 하는군요"라고 비판했다.
정세균 전 총리도 기본주택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역세권 등 좋은 입지에 10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했는데 부지를 어떻게 확보하겠다는 것인가. 재원 대책도 없다"라며 "검토를 해보니 전혀 근거 없이 허장성세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지적에 이 지사는 "경기 신도시 개발 과정을 다 보고 있는데 기존 역세권 개발이 아니라 택지를 대규모 개발할 때 그 안에 분양 아파트 부지를 배치하고 임대아파트를 외곽에 배치하는데 그것을 바꾸겠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전 대표는 또 "약자와 시민을 대하는 이재명 후보의 태도에 대한 우려가 있다"라며 "철거민들을 고소·고발한다든지, 정책 수용을 요구하는 장애인을 쫒아내고 전기도 끊었다는 보도가 있다"며 이 지사의 이중성을 지적했다.
이에 이 지사는 "저를 폭행한 철거민들은 유죄 판결을 받았고, ‘장애인 엘리베이터를 껐다’는 것은 처벌까지 받은 말로 이런 것이 진짜 네거티브다"이라고 반격했다.
◆…KBS 주관으로 11일 오후 진행된 더불어민주당 경선 후보 TV 토론회 모습［출처=KBS TV 방송 제공］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둘러싼 이 전 대표와 이 지사의 공방도 치열했다.
이 전 대표는 '사드‘와 관련 이 지사가 '말 바꾸기'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 지사는 "상황이 바뀌면 다른 판단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맞받아쳤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씨가 최근 사드가 중국용이라고 말하자 이 지사는 '절대로 하면 안 되는 대형사고'라고 비판했는데 본인은 2017년 사드가 '북핵미사일방어용'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라고 말한 바 있다"며 "사드가 그럼 북핵미사일방어가 아니면 결국 뭐라는 얘기고 왜 윤석열 씨를 비판했는가"라고 공세를 취했다.
이 지사는 이에 "당시 사드 배치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 또는 실전에 배치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라며 "저는 한반도 안정을 위해서 사드 배치를 막아야 된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이미 배치가 끝난 상태이고, 국제관계에는 기성(旣成)상태라는 게 매우 중요하다"라고 해명했다.
이 지사는 그러면서 "현재 상태로는 북측 미사일을 우리가 방어하기 위한 것이라는 것이 국가의 공식적인 입장인데 그게 중국 방어용이라고 하면 국가적으로 군사·외교적으로도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라는 말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이 전 대표는 "사드 배치가 정해지지 않은 단계라서 그런 말을 했다고 하는데 훨씬 그 이전인 2016년 12월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미국과 협의된 사안이니까 일방적인 폐기는 불가능하고 무책임하다고 했다"면서 "조금 전 말과 서로 상충하는 것"이라고 재차 공격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이낙연 전 대표가 말한 것처럼 이재명 지사가 제가 지적한 걸 다시 말했다"며 "제가 지적한 건 중앙일보와 중국의 CCTV 인터뷰, 경기도지사 유튜브 채널에 나온 걸 말한 것인데, 이 지사가 '사실과 다르다'라고 말한 것은 참 적절치 않다"고 가세했다.
이 지사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동북아의 균형자 역할론‘을 언급하면서 "당시 이 전 대표는 '지금 국방력을 키워서 균형자 역할을 할 수 없다. 국방력 강화는 주변 국가로부터 불필요한 견제를 일으킬 수 있어서 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며 "저는 우리 주변국 관계 정리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왜 그때 반대했는지, 지금 생각은 어떤가"라고 물었다.
앞서 이 전 대표와 정 전 총리의 비판에 대한 답변보다는 이 전 대표를 향한 공세에 나선 셈이다.
이 전 대표는 이에 "당시 균형자론에 약간 과장돼 있었다고 판단했다"며 "미중 양국 사이에 있는 우리로서는 두 가지 선택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노무현 정부 초대 외교장관이었던 윤영관 서울대 교수는 '두 마리의 고래 사이에서 우리 한국은 돌고래처럼 민첩하고 세련돼야 한다'는 ‘돌고래 외교’를 제창했다. (고)김대중 대통령은 도랑에 있는 소처럼 양쪽 뚝에 있는 풀을 다 먹을 수 있어야 한다는 지혜를 주셨는데 그 정도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부연설명했다.
그러자 이 지사는 "국방력 강화가 필요하지 않다는 부분에 대한 의견은 무엇인가?"라고 재차 물었고, 이 전 대표는 이에 "그렇지 않다, 국방력 강화는 필요하다"며 "국방력 강화만으로는 균형자가 되기 어렵다는 것으로 그렇게 말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 지사는 "생각이 바뀐 건 아닌 것 같다"고 꼬집었다.
◆ '이재용 가석방' 두고, 후보들 간 치열한 공방 이어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을 놓고도 예비후보들 간 공방이 치열했다. '가석방 반대론자'인 박용진·김두관·추미애 후보는 '가석방 수용론자'인 이재명·이낙연 후보를 비판했다.
추미애 전 장관은 "이재용 부회장 가석방은 정의와 공정의 법칙을 허무는 것"이라며 "이낙연 후보는 선진국 도약에 기여해 국민 빚을 갚으라고 했지만 공정과 법칙이 문제 아닌가. 오히려 국민들이 이재용에게 빚을 졌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가석방이 사법정의를 훼손한 면도 있지만 여러 고심 끝에 결정한 것은 존중하고 싶었다"라고 답했다.
김두관 의원은 "이재명 지사에게 실망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가석방은 법치가 무릎 꿇은 사건"이라며 "4월에 가석방 기준을 수정하고 첫 시혜가 이 부회장이어서 국민들은 유전무죄를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이 지사는 "가석방은 행정제도이기 때문에 차별할 필요는 없다"며 "특혜는 안 되지만 불이익도 안 된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