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선처 발언, "윤석열 국감 발언 어이없다"
"법무부장관 검찰총장에게 선처 부탁할 일 없다"
"법무부장관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
◆…박상기 전 법무부장관. (사진 = 더 팩트)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23일 국감에서 한 '조국 선처' 발언에 대해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 얘기라며 어이가 없다고 밝혔다.
박 전 장관은 26일 'TBS 뉴스공장'에 출연해 "법무부 장관은 검찰사무의 최고 책임자로서 검찰총장에게 선처를 부탁할 일이 없다"며 지난 대검 국감에서 윤석열 총장의 선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윤 총장은 지난 국감에서 조국 당시 장관 후보자와 관련한 첫 번째 압수수색이 있던 날 박 전 장관과 만났고, 그 자리에서 박 전 장관이 당시 조국 후보자와 관련해 선처를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박 전 장관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당시 국무회의 날이기 때문에 가는 도중 차에서 당시 조국 후보자에 대한 압수수색 관련 보고를 받았다며 오후에 자신이 먼저 윤 총장을 만나자고 해서 만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박 전 장관은 "당시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에 대해,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도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다"며 "그런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강제수사에 들어가니 도저히 납득이 안돼 어떻게 된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오후에 (윤 총장을) 만나자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에게 선처를 부탁할 일은 없다"며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 이야기고, 법무부 장관은 아시다시피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라며 "여기에서 선처라는 표현을 쓴 것이 저로서는 참 어이가 없다"며 윤 총장의 국감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어 또 "이번 국감에서 (윤 총장이) 조국 당시 후보자가 사퇴를 하면 원만하게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그런 여지가 생기겠다고 발언했는데, 그 이야기는 사퇴가 목표가 아니었는가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발언"이라고 덧붙였다.
박 전 장관은 자신이 한자성어를 만들었다며 "보통, '일인지하 만인지상'이라고 옛날 영의정을 표현하는데, '무인지하 만인지상'이라며 어느 누구로부터도 통제 받지 않고 모든 사람을 통제하려고 하는 그런 지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게 아닌가"라며 윤 총장의 인식을 비판했다.
이어 "당시 조국 후보자 가족 누구도 소환한 바가 없었다"며 "소환 한 번 하지 않고 강제수사에 들어갈 수 있느냐? 상식적으로 봤을 때 이게 강력범죄도 아니고, 시간을 다툴 사건도 아니고"라며 "그런데 하필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이렇게 하는 것은 인사권자에 대한 인사권 침해이고 정치행위라고 제가 지적한 걸로 기억한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박 전 장관은 검찰총장이 모든 사건에 대해 일일이 다 보고할 필요는 없지만, 이렇게 사회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사건 같으면 사전에 보고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게 시급한 압수수색이었냐 하는 면에서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그걸 보고하지 않는 것도 납득되지 않는다"고 거듭 윤 총장의 당시 수사에 대해 납득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박 전 장관은 이번 국감에서 윤 총장이 자신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라며 수사지휘권 발동에 대해 위법이라고 밝힌 것에 대해서도 "검찰총장은 대통령이 법무부장관을 임명해서 거기에 위임된 권한으로 지휘감독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총장이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 전국 14개 검찰청이 있고, 지청만 해도 41개가 있는데, 거기 일어나는 사건에 대해 구체적으로 지휘하면 이것이 오히려 통제돼야 된다고 본다"며 "검찰총장이 개별적으로 관심을 갖고 직접 지휘하는 것이 오히려 지휘감독권에 문제가 있는 거지 법무부 장관은 당연히 검찰총장을 통해서 검찰을 통제하지 않으면 통제받지 않는 권력이 된다"고 지적했다.
박 전 장관은 특히 "독일 연방 검찰총장은 독일 연방 법무부 장관이 해임을 했다"며 "몇 년 전 수사주체를 갖고 의견 대립이 있을 때 해임을 시켰다"고 사례를 제시했다.
이어 "그렇게 국민에 의해 선출된 권력이 선출되지 않는 권력을 통제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고 이건 비단 검찰뿐만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박 전 장관은 조국 전 장관 관련 수사와 법적 공방을 지켜보면서 "최초로 강제수사에 들어간 그날로 돌아가보면 결국은 조 전 장관을 사퇴시키기 위한 게 아니었는가 개인적으로 생각한다"며 "과연 당시 그렇게 시급한 강제 수사에 돌입할 사건이었는가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며 당시 수사에 대해 정치적 의도가 있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전 장관은 검찰개혁에 대해 인사보다도 제도 개혁을 통해 검사들의 의식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또한 검찰총장 인사에 대해서도 검사가 아닌 판사, 변호사 출신도 가능하다며 "현직 검사 중에서 검찰총장을 임명하는 방식에 대해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출석해 윤 총장의 부하 발언에 대해 다시 한 번 "검찰총장은 법무부 소속 청으로서 지휘감독 관계에 있다"고 강조해 윤 총장의 발언을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