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성명 통해 우리 정부에 탈북단체 대북전단 살포 방지 요구
北, 두 차례 합의 위반에 이어 빌미 삼아 남북합의 파기 위협해
국방부 "합의 지켜지고 있어...위반엔 항의했고, 우리 입장 변함없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한국 정부가 탈북자들의 대북전단 살포를 방치할 경우, 9·19 남북군사합의 등 남북간 제반 합의사항을 파기할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은데 대해 국방부가 북한에 합의 준수를 촉구했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4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9·19 합의가 지켜져야 한다는 기본 입장에서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여정 제1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면서 "나는 원래 못된 짓을 하는 놈보다 그것을 못 본 척 하거나 부추기는 놈이 더 밉더라"라면서 우리 정부를 향해 날을 세웠다.
김 제1부부장은 그러면서 "만약 남조선 당국이 이번에 자기 동네에서 동족을 향한 악의에 찬 잡음이 나온 데 대해 응분의 조처를 따라 세우지 못한다면 그것이 금강산관광 폐지에 이어 쓸모없이 버림받고 있는 개성공업지구의 완전 철거가 될지, 있어야 시끄럽기 밖에 더하지 않은 북남 공동연락사무소 폐쇄가 될지, 있으나마나 한 북남 군사합의 파기가 될 지 하여튼 단단히 각오는 해둬야 할 것"이라며 남북합의 사항의 전면 파기를 경고했다.
앞서 지난 5월 31일 탈북민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은 김포에서 대북전단 50만장과 소책자 50권, 1달러 지폐 2천장, 메모리카드 1천개를 대형풍선에 매달아 북한으로 날려 보내면서 전단에 '위선자 김정은' 등의 글을 담았다.
북한의 이같은 남측에 대한 언어도단은 이미 도를 넘어선 지 오래됐다. 지난해 창린도 해안포 사격, 그리고 지난달 GP(최전방 감시초소) 총격사건 등 이미 두 차례 9·19 합의를 위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내 서열 2위로 평가받고 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최측근 핵심인물인 김 제1부부장의 입에서 9·19 합의 폐기까지 언급된 점에 당국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김 제1부부장의 발언은 김 위원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남북간 합의사항 준수에 김 위원장의 관심이 멀어지고 있다는 점을 방증하고 있는 셈이다.
최 대변인은 이에 "실효성의 부분에서는 지켜지고 있는 부분들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북한의 합의 위반에 대해선 항의를 했고, 합의가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