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측 "특감반 강제권 없어…인사조치 지시 전부"
피고인 신분 첫 출석 "검찰이 왜곡한 혐의 하나하나 반박할 것"
언론에 "검찰 공소사실만 '받아쓰기' 말아달라" 요구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무마 의혹과 관련해 "감찰 무마가 아닌 종결"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사진=연합뉴스)
피고인 신분으로 법원에 첫 출석한 조국 전 법무부장관 측이 민정수석 시절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무마와 관련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김미리 부장판사) 심리로 8일 오전 열린 1차 공판에서 조 전 장관 측은 "검찰은 유 전 부시장 감찰 '중단'이라고 하지만 중단이 아닌 '종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전 장관 측은 "유 전 부시장에 대한 보고를 받고 비위에 상응하는 인사조치를 하라고 지시한 것이 전부"라며 "수사관 출신의 특별감찰반원들이 막강한 권력기관이라고 오인해 수사를 더 할 수 있는데 중단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특감반은 강제권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감찰을 계속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조 전 장관이 최종 결정권을 행사한 게 타인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고 의무 없는 행위를 하게 한 직권남용에 해당하는지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 시절 직무범위 내에서 감찰을 종료했기 때문에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할 수 없다는 것이다.
| 백원우·박형철 "민정수석 직무 범위 내 감찰 종료" |
조 전 장관에게 감찰 중단 의견을 전달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측도 "조 전 장관의 직무 범위 내에서 감찰 종료와 통보가 이뤄졌으므로 백 전 비서관이 정무적 의견을 제시하고 통보받은 것은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측은 "유 전 부시장이 제대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아 강제 수사권이 없는 특감반은 사실상 감찰이 종료된 상태였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반면 검찰은 "고위공직자의 측근 비리를 감시하는 민정수석실의 고위 관계자들이 현 정부의 실세들로부터 진행 중인 친정부 인사에 대한 감찰을 무마해달란 청탁을 받고, 이미 중대 비리가 발견된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중단을 지시해 감찰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가족 비리와 감찰 무마 의혹 사건 등으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을 마치고 법정을 나오고 있다.
앞서 조 전 법무부 장관은 이날 오전 재판에 출석하며 "검찰이 왜곡하고 과장한 혐의에 대해 하나하나 반박하겠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조 전 장관은 "오늘부터 검찰이 왜곡하고 과장한 혐의에 대해 사실과 법리에 따라 하나하나 반박하겠다"며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지치지 않고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조 전 장관은 자신과 관련한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검찰의 공소사실만 일방적으로 받지 말아달라"며 "오늘부터 공개되는 법정에서 변호인의 반대신문 내용도 충실히 다뤄달라"고 요구했다.
조 전 장관은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특별감찰 중단을 지시하고, 자녀 입시비리 의혹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 시절인 2017년 특별감찰반에서 유 전 부시장을 감찰하며 중대 비위를 확인했음에도 직권을 남용해 감찰을 중단하고 후속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봤다.
이날 오후 재판에는 조 전 장관에게 유 전 부시장 비위 관련 내용을 보고한 이인걸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장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검찰은 이 전 특감반장이 조 전 장관에게 보고한 뒤 특감반원들에게 차례로 하달됐다고 보고 있어 증인신문 과정에서 검찰과 변호인의 치열한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