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이메일 전송이 탄소를 배출하고 자연을 파괴한다
막대한 데이터 처리 위해 엄청난 전기 소모하는 데이터센터
'뜨거워 지는 지구' 식히려면 필요한 업무만 하는 '푸른 지혜' 필요
자동차 제조업체 회계팀에서 일하고 있는 A과장은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이메일함을 열어보지만 업무와 관련된 이메일은 거의 없고, 필요 없는 참조 이메일과 광고성 스팸메일만 잔뜩 수신되어 있는 상황이 반복된다고 한다.
다른 사람에게도 이런 이메일이 수 없이 갔을 거라 생각하면, 많은 에너지와 자원이 낭비됐을 거라는 생각이 들면 한숨만 나온다고 말한다. 이메일함에 불필요한 이메일만 가득 쌓이는 모습은 비단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다.
머나먼 나라인 영국도 마찬가지이다.
| 하루에 탄소 1만6000톤 배출 |
◆…미국 아이오와주 소재 구글 데이터 센터 내부. (출처 : 구글)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필요치 않은 이메일 때문에 영국에서 매일마다 탄소 1만6000 톤이 배출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서울에서 도쿄까지 가는 비행기 8만1000대가 배출하는 양과 맞먹는다. 영국과 비슷한 인구인 한국도 비슷한 수준으로 배출 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랭커스터 대학교의 마이크 버너스 리 교수는 탄소발자국 관련 책을 썼고, 웹 창시자로 유명한 팀 버너스 리의 동생이다.
마이크 버너스 리 교수는 "우리가 이메일을 쓸 때, 컴퓨터는 전기를 쓴다. 전송 버튼을 누르는 순간 네트워크를 통해서 보내진다. 그리고 데이터센터 어딘가에 저장 될 것이다. 이 네트워크와 데이터 센터도 막대한 전기를 쓴다. 컴퓨터가 자동차처럼 연기를 내뿜지 않기 때문에 무언가를 태워서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면을 보면 컴퓨터, 아니 IT업계 전체가 탄소를 엄청나게 배출하고 있다. 데이터 센터가 전 세계 곳곳에 많이 퍼져 있다. 이 데이터 센터들은 막대한 전기를 쓰면서 열심히 불타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 나무로 만들던 '편지'가 나무를 태우는 '이메일'로 변해… |
◆…2019년 8월15~22일까지 발생했던 아마존 화재를 위성에서 촬영한 모습. (출처 : NASA, MODIS)
아날로그 편지는 보내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고 나무와 기름 등 자원도 많이 소모됐다. 시대가 변해 편지가 디지털인 이메일로 바뀌었다. 이 덕에 커뮤니케이션 효율이 매우 높아졌고 많은 자원을 아낄 수 있었다.
이메일에 적응한 사람들은 무분별하게 많이 쓰기 시작했다. 되려 커뮤니케이션 효율이 낮아졌고 많은 자원도 낭비하고 있다. 지구에 이로울 것 같던 이메일이 지구를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혹시 형인 팀 버너스 리를 탓하는가?"라는 가디언 기자의 질문에, "수 많은 훌륭한 것들이 웹에서 나왔다. 다만 선택적으로 썼을 경우에…"라고 마이크 버너스 리 교수가 웃으며 답했다.
| '푸른 이메일'로 환경을 지키자 |
◆…환경의 날에 맞아, 이메일도 탄소를 줄이자는 캠페인 (출처 : Monks)
매년 6월5일은 세계 환경의 날이다.
여기에 이메일도 동참하자는 캠페인이 있다.
이 캠패인은 이메일 목록을 업데이트해서 업무와 관련 있는 명확한 대상에게만 보내고, 기존 서식을 재활용해서 새 서식을 만드는데 드는 자원을 줄이자고 한다.
온실가스는 전세계에 기상이변을 일으키고 있다.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이산화 탄소는 2018년에 331억톤 배출되었고 2050년까지 550억톤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 상황이 계속 된다면 21세기 말엔 지금보다 지구평균온도가 4℃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많은 국가들이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서 에너지 효율 개선과 신재생 에너지에 투자하고 탄소배출권과 탄소발자국 인증제도로 기업을 독려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저탄소 경제를 만들기 위해 특히, 발전과 산업 부분 저탄소화에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