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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 증거인멸' 분식회계 연결고리 없어도 인정될까

  • 보도 : 2019.10.02 09:19
  • 수정 : 2019.10.02 09:19

검찰 "증거인멸은 수사 예견가능성만 있어도 성립"
대법 판례 "타인의 형사사건, 수사 개시 전 사건 포함"
삼성바이오로직스 증거인멸 2차 공판, 2일 진행

검찰이 삼성 전·현직 임직원들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자료 증거인멸등 혐의에 대한 재판에서 삼성바이오 분식회계와 증거인멸의 관련성이 특정되지 않더라도 증거인멸죄가 성립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검찰이 삼성 전·현직 임직원들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자료 증거인멸등 혐의에 대한 재판에서 삼성바이오 분식회계와 증거인멸의 관련성이 특정되지 않더라도 증거인멸죄가 성립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 전·현직 임직원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료를 인멸·교사한 혐의에 대해 증거인멸의 경우 분식회계와 관련성이 특정되지 않더라도 죄가 성립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증거인멸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해석할 수 있는지가 삼성바이오 증거인멸 재판에서 핵심 쟁점 중 하나로 다퉈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재판장 소병석 부장판사) 심리로 지난달 25일 열린 삼성 전·현직 임직원 8명의 증거인멸 혐의 첫 공판에서 "증거인멸죄는 분식회계 본죄의 유무죄와 관계없이 독립적인 법익을 침해하는 범행"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검찰은 "증거인멸과 관련한 기본적인 단서나 의혹이 있으면 그것을 파악하기 위해 강제수사가 진행된다"며 "삼성 측이 주장하는 분식회계와 관련성 여부는 증거인멸죄 성립과는 상관이 없다"고 일축했다.

검찰은 종전 대법원 판례를 보더라도 수사 중인 분식회계와 무관하게 삼성 임직원들의 증거인멸죄가 성립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대법원은 '타인의 형사사건'이 기소되지 않거나 무죄가 선고되더라도 증거위조죄의 성립에 영향이 없다는 태도를 취한 바 있다. 형법은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한 경우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 2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2010년 수협 조합장의 증거위조교사·위조증거사용교사 혐의에 대한 상고심 선고에서 "타인의 형사사건이란 증거위조 행위 시에 아직 수사절차가 개시되기 전이라도 장차 형사사건이 될 수 있는 것까지 포함한다"며 "그 형사사건이 기소되지 아니하거나 무죄가 선고되더라도 증거위조죄의 성립에 영향이 없다"고 판시했다.

당시 수협 조합장을 지낸 A씨는 직원들에게 수협 축제를 위한 기부금을 축제의 식비에 사용한 것처럼 조작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A씨는 "증거 조작 행위 당시는 수사 개시 전이기 때문에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A씨가 직원들로 하여금 증거를 허위로 조작하게 지시함으로써 증거를 위조하고, 위조된 증거를 사용하게 하도록 교사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증거위조죄를 인정했다.

앞서 2002년 대법원 3부(주심 김영란 대법관) 역시 "증거가 문서의 형식을 갖는 경우 증거위조죄에서의 증거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그 작성권한의 유무나 내용의 진실성에 좌우되는 것은 아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증거'에 대해서도 "타인의 형사사건 또는 징계사건에 관해 수사기관이 국가의 형벌권 또는 징계권의 유무를 확인하는 데 관계있다고 인정되는 일체의 자료를 의미하고, 타인에게 유리한 것이건 불리한 것이건 가리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삼성 측은 "타인의 형사사건이 되려면 회계부정의 개연성이 입증돼야 하는데 이러한 부분이 특정돼 있지 않다"며 검찰의 주장을 반박했다.

삼성 측 변호인은 "공소장을 보면 삭제된 파일에 회계처리와 관련이 없는 경영일반에 대한 자료가 많다"며 "검찰이 일정한 시각에 따라 프레임을 만든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재판부도 이전 재판에서 "분식회계와의 관련성 여부는 결국 판단의 문제로 보인다"며 향후 분식회계 진행 과정을 지켜보며 판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법원은 증거인멸 및 증거위조와 관련해

◆…대법원은 증거인멸 및 증거위조와 관련해 '타인의 형사사건'이 기소되지 않거나 무죄가 선고되더라도 범죄가 성립에 영향이 없다고 판결한 바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검사 출신의 한 대형로펌 소속 B 변호사는 "형사사건에 있어 기소되지 않더라도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만 예측할 수 있다면 증거인멸죄에 해당한다는 것이 다수의 견해"라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분식회계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재판 과정에서 증거인멸의 법리에 대해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사업지원 TF(태스크포스) 소속 부사장 3명은 삼성그룹 차원의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직원들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등)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지난해 5월 1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분식회계와 관련해 사전조치통지를 받자 5월 5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이른바 '어린이날 회의'에 참석해 대응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모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상무와 서모 삼성전자 보안선진화 TF 상무는 삼성에피스와 관련한 회계 자료를 조작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혐의(증거인멸등)로 기소됐다.

양모 삼성에피스 상무와 이모 삼성에피스 팀장은 백 상무와 서 상무의 지시로 직원들의 컴퓨터 기록을 삭제하고 휴대폰을 검사한 혐의(증거위조·증거인멸등)를 받는다.

안모 삼성바이오 보안담당 대리는 공용서버와 저장장치, 노트북 등을 삼성바이오 공장 바닥에 묻은 혐의(증거인멸등)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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