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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성의 환율이야기]

미중 환율전쟁과 투키디데스의 함정

  • 보도 : 2019.08.12 09:39
  • 수정 : 2019.08.12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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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간 위안·달러 환율의 변동 추이. 자료=네이버 제공

역사는 되풀이 되는가?

투키디데스의 함정(Thukydides's trap)은 새로 부상하는 세력이 지배세력의 자리를 빼앗으려고 위협해올 때 극심한 구조적 긴장이 발생하는 현상을 지칭한다.

그리스의 역사가 투키디데스는 펠로폰네소스전쟁(기원전 431~404)이 급격히 부상하던 아테네와 이를 견제하려는 스파르타가 빚어낸 구조적 긴장관계의 결과였다고 진단했다. 투키디데스 함정이라고 불리게 된 연유다.

현재 세계 도처에서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투키디데스 함정에 빠져들고 있는 상황과 흡사하다.

아테네는 민주정치를 대표한 신흥세력이었고 스파르타는 과두정치(寡頭政治)를 표방한 도시국가였다. 아테네와 스파르타간 전쟁은 정치체제의 명분 싸움이자 지중해에서의 패권을 장악하려는 전쟁이기도 했다. 전쟁에서 아테네는 스파르타에 무릎을 꿇었고 아테네의 번영을 시기한 스파르타 또한 승리했으나 기력이 쇄해 결국 쇠망의 길을 겪어야하는 운명을 맞았다.

전쟁은 본격적인 확전기과 휴전기 등 3기(期)로 나누어 진행됐다. 아테네가 BC 405년 아이고스포타미 해전에서 패하고 델로스 동맹도시들이 떨어져 나가면서 BC 404년 마침내 스파르타에 항복했다.

미중 무역분쟁은 2018년 3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시작됐다. 관세로 시작된 양국의 무역전쟁은 이후 미국의 화웨이 제재조치와 중국의 희토류 수출제한 시사 등으로 확대됐고 미국 국방부가 2019년 6월 대만을 국가로 명시하면서 양국간 갈등의 골이 깊어져갔다.

양국의 갈등은 지난 6월 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이 휴전하기로 합의하면서 일단락된듯 했으나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서 미중 무역분쟁에서 미중 환율전쟁으로 나아가는 양상이다.

아테네와 스파르타간 27년간 전쟁에서 수차례 확전과 휴전을 거듭하듯이 미중 무역분쟁이 환율전쟁으로 확전되는 모습이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닮아가고 있다. 아테네와 스파르타가 전쟁의 후유증으로 지중해의 패권을 새롭게 떠오르는 신흥국 로마에 물려주게 되듯이 미국과 중국의 환율전쟁으로 양국이 피폐하게 될 경우 국제 질서에 새로운 변화를 맞게 될 수 있다.

그러나 현재로선 EU(유럽연합)는 영국의 브렉시트 혼돈 등으로 인해 회원국간 결속력을 잃은 채 상당기간 세계 경제를 이끌고 나갈 구심력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또한 국가부채비율이 GDP(국내총생산)의 250%가 넘는 상황 속에서 자국 경제의 현안 해결에도 벅찬 형편이다.

현 상황에서는 미국과 중국이라는 G2를 대체할 세력이 미미하기 때문에 당분간 미중 환율전쟁이 거듭되면서 국제정세가 상당기간 혼란속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人民日報)는 논평에서 “미국의 관세부과와 환율조작국 지정은 이성적이지 않는 조치”라며 “미국은 중국을 겨눠서 방아쇠를 당겼지만 자신도 총알에 맞은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제 금융시장이 계속해서 혼란을 겪게 된다면 달러 주도의 국제 화폐 시장 역시 화를 면하기 어렵다”며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은 최종적으로는 스스로에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미국에 대해 다소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중국은 환율전쟁에서 달러당 7위안대의 카드를 사용하는 포치(破七)라는 강력한 무기를 쥐고 있다.

반면 미국은 중국에 대한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준비제도(Fed)를 향해 중국의 위안화 약세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이상 인하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중국 위안화는 달러당 7위안대를 넘어서 연일 사상 최고치를 달리고 있다. 위안화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위안화 환율은 지난 9일 달러당 7.0622 위안으로 지난 2008년 5월 이래 11년 2개월여만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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