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 회계부정 혐의와 관련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로 삼성전자 사업지원티에프의 박 모 부사장이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사진=더팩트)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의 4조 5000억 원대의 회계부정 혐의를 수사 중인 검찰이 최근 삼성그룹 사업지원테스크포스(사업지원TF)의 2인자로 알려진 박 모 부사장을 소환 조사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검찰은 박 부사장이 삼성바이오의 회계부정과 관련된 자료를 숨기도록 삼성바이오 직원들에게 지시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검찰의 다음 수사 대상자가 삼성그룹 사업지원TF의 정현호 사장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은 박 모 부사장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시절 인사지원팀에서 근무했고, 당시 직속상관은 인사지원팀장을 맡은 정현호 사장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삼성그룹 사업지원TF는 2017년 2월 국정농단 여파로 해체된 미래전략실의 후신으로 알려졌으며, 정 사장은 이재용 부회장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법조계는 박 부사장의 소환 조사에 이어 상관인 정 사장에 대한 조사가 조만간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7일 삼성바이오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공장 바닥에 숨겨진 회사 공용서버와 수십대의 노트북 등을 확보한 바 있다.
삼성바이오는 공용서버와 노트북 등을 직원들의 집과 공장에 분산해 보관하다가 최근 검찰의 수사가 좁혀오자 자료를 다시 꺼내 일부 기록을 훼손하고 다시 공장 바닥에 집어넣고 덮어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수사 결과 삼성 측은 'JY'(이재용), '합병', '미래전략실', '미전실' 등의 단어들을 컴퓨터에서 검색한 다음 관련 파일을 모두 삭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삼성바이오의 회계 부정이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정에서 제일모직의 합병비율을 유리하게 하기 위해 삼성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행해진 것으로 보고있다.
수사를 확대해오던 검찰은 지난 8일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자료 은폐에 개입한 혐의로 삼성전자 보안선진화 태스크포스(TF)와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소속 임원 2명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후 지난 10일 구속된 사업지원TF의 백 모 상무로부터 "윗선의 지시가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전해졌으며, 16일에는 수원시 삼성본사와 서울 서초사옥에 있는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사무실, 인천 송도의 삼성바이오 본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해 회계 관련 자료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이어 19일에는 삼성바이오 김태한 대표이사를 서울중앙지검에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삼성바이오 회계부정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왔던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과정에서 삼성바이오의 회계 부정이 없었으면 삼성바이오의 자본 잠식 상태가 드러났을 거고, 그러면 합병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따라서 삼성바이오의 회계 부정 자체가 엄청난 범죄 행위였기 때문에 이 전체를 숨기기 위한 노력이 최근 검찰 수사로 드러난 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의 수사가 삼성바이오와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등 그룹 차원으로 빠르게 확대되면서 핵심 측근인 정 사장을 거쳐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문제까지 파고들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