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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경제지표가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유로화 가치가 바닥을 헤메고 있다. 유로화당 달러로 바꿔주는 환율이 낮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로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달러의 변동폭이 줄어들고 달러화는 하방 경직성을 유지하며 강달러 기조를 지켜가고 있다.
유로화당 달러 환율은 지난 22일 모닝스타 기준 유로당 1.1334 달러로 지난해 3월 26일의 유로당 1.2442 달러에 비해 8.9% 하락했다. 유로화로 받을 수 있는 달러표시 금액이 그만큼 줄었다는 뜻이다.
유로 경제에 대한 전망은 상당히 비관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위원들은 정책회의에서 미중 무역분쟁 때문에 경기가 더 오래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ECB 위원들은 글로벌 경제 전망과 관련해 보호주의 무역의 충격이 증가하고 통상갈등이 악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ECB 통화정책위는 의사록에서 “관측된 경기둔화가 예전에 내다본 것보다 더 깊고 광범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MF(국제통화기금)은 유로존의 성장률 전망치를 전년대비 1.9% 성장에서 0.3%포인트 낮춘 1.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독일을 중심으로 한 유로존의 경기둔화 움직임은 시장참가자들이 전망하는 수준 이상으로 빠른 속도로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독일의 성장률 전망치는 0.6%포인트 하향됐다.
독일의 성장률 하향의 가장 주요한 근거는 자동차 배기가스 관련 규제로 인해 재고축적 및 생산차질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EU집행위원회는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IMF보다 더 낮은 1.3%로 제시했다. 크루그먼 교수도 유럽 경제의 취약함을 경고한 바 있다.
독일은 제조업 경기하강이 장기화되고 있고 프랑스에서는 반정부 '노란조끼' 시위 여파가 내수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독일의 지난해 4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자동차 산업 부진으로 전분기 대비 0%를 기록했다.
영국에서는 브렉시트 협상안을 둘러싼 불협화음이 지속되면서 정치적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영국 메이 총리는 지난 14일 EU와 아일랜드 국경문제에 대해 추가 협의하겠다는 백스톱 수정안을 내놓았으나 영국 하원에서 부결됐다. 브렉시트 강경파가 적극적인 반대 의사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메이 총리는 하원의 반대 표결로 리더쉽 부재를 또다시 확인하게 됐고 EU와의 추가 협상에서도 불리한 여건을 맞게 됐다.
영국과 EU간의 브렉시트 협상난항은 유럽 정치와 경제지표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부각될 수 밖에 없다.
유럽의 정치적·경제적 불확실성은 외환시장에 영향을 주기 마련이며 외환시장은 곧바로 달러 인덱스와 연계된다.
달러 인덱스는 유로, 엔, 파운드,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네, 스위스 프랑 등 세계 6개국 통화와 비교해 달러의 평균적인 가치를 나타내는 지표로 유로화와 파운드화가 달러 인덱스 구성에서 70%를 차지하고 있다.
유로화와 파운드화의 가치가 떨어질수록 상대적으로 달러화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달러 인덱스는 지난 22일 96.36으로 지난 1년간 최고치 97.43 수준에서 약간 밑도는 수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협상의 타결될 수 있는가와 오는 3월 29일 예정된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브렉시트가 원만히 해결되기 전까지는 강달러에 힘을 보태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