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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동 변호사의 상속법 Q&A]

유언장의 효력…상속 분쟁을 막아라!

  • 보도 : 2018.03.19 09:00
  • 수정 : 2018.03.29 14:52

[Q] 자수성가하여 상당한 재력을 가지게 된 나꼼꼼씨는 자신의 사후에 상속을 둘러싸고 자식들끼리 분쟁이 생겨 의가 상할 것을 걱정하여 미리 유언장을 작성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심각한 악필이었던 나꼼꼼씨는 자필로 유언을 남기려니 조금 창피한 기분이 들어 컴퓨터로 유언장을 작성하기로 하였다. 이에 자신의 뜻이 담긴 유언장을 컴퓨터로 작성하고, 이를 여러 부 인쇄하여 일일이 인감도장을 찍고, '유언장'이라 기재한 봉투에 넣어 밀봉한 뒤 모든 가족들에게 일일이 나누어 주면서 다시 한번 형제들간의 화목을 당부하였다.

나꼼꼼씨는 이 정도면 자신의 사후에 관한 준비를 모두 마쳤다고 생각하여 남은 여생 동안 열심히 봉사활동을 하다가 행복하게 눈을 감았다.

그런데 나꼼꼼씨의 기대와는 달리 나꼼꼼씨가 사망을 한 후 장남이 자신에게 남겨진 상속재산이 너무 적은 것에 불만을 표시하며 아버지인 나꼼꼼씨의 유언장의 효력을 다투면서 동생들을 상대로 상속재산분할을 청구하고 나섰다.

이 경우 나꼼꼼씨의 생전의 유언에 따라 욕심 많은 장남으로부터 착한 동생들을 지킬 수 있을까?

[A] 우리 민법은 유언의 방식으로 자필증서, 비밀증서, 녹음, 공정증서, 구수증서 등 5 가지의 방식만을 인정하면서 각각의 방식마다 필요한 요건을 규정하고 있다.

우리 민법이 이처럼 엄격한 요식주의를 채택하고 있는 결과 유언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위 5가지 유언방식 중 하나를 선택하여 각 방식에서 정한 요건을 엄격하게 지켜야만 그 유언이 법률적으로 유효하게 된다.

따라서 유언자가 생전에 몇 번이고 반복해서 강조하여 가족들 모두가 그의 유지를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뜻(유언)을 법이 정한 방식과 요건에 맞게 작성해두지 않으면 유언으로서 효력이 발생하지 않음을 유의하여야 한다.

대표적인 유언 방식인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의 경우 유언자가 그 전문과 연월일, 주소, 성명을 자필로 기재하고 날인하여야 하므로(민법 제1066조 제1항) 컴퓨터로 작성한 나꼼꼼씨의 유언장은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으로서 그 효력이 없다.

그렇다면 사안의 경우처럼 나꼼꼼씨가 작성한 유언장은 전혀 효력이 없는 것일까?

사안의 경우 컴퓨터로 작성한 나꼼꼼씨의 유언이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으로서는 효력은 없지만, 그 것이 민법 제1069조 비밀증서에 의한 유언으로서의 요건을 갖추는 경우에는 비밀증서에 의한 유언으로서 유효하게 된다.

이 때 나꼼꼼씨의 유언장이 비밀증서에 의한 유언으로서 유효하기 위해서는 ① 누가 작성하였는지를 알 수 있도록 작성자의 성명이 들어가게 유언장을 작성한 후, ② 그 유언장을 봉투에 넣어 밀봉하고, ③ 2인 이상의 증인 앞에서 이것이 자기의 유언장임을 표시한 후, ④ 봉투 표면에 제출연월일을 기재하고, ⑤ 유언자와 증인이 각자 서명 또는 기명날인을 하여야 하며, ⑥ 이에 더하여 봉투에 기재된 날로부터 5일 내에 공증인 또는 법원서기에게 제출하여 그 봉인상에 확정일자인을 받아야 유효하게 된다.

사안처럼 컴퓨터로 유언장을 작성하고, 이를 여러 부 인쇄하여 인감도장을 찍고, '유언장'이라 기재한 봉투에 넣어 밀봉한 뒤 모든 가족들에게 일일이 나누어 주었다고 하더라도 그것 만으로는 유효한 형식을 갖춘 유언장이라 할 수 없어 결국 나꼼꼼씨의 유언장은 법률적으로 효력이 없는 것이 되어 자신의 사후에 자식들간의 상속분쟁을 막으려는 나꼼꼼씨의 좋은 뜻은 관철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법무법인 두현
김준동 대표 변호사

한양대학교 법과 대학 및 동대학원 졸업
전 법무법인 청와 대표변호사
현 법무법인 두현 대표변호사
서울가정법원 성년후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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