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에서 2일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임원 재판에 이 부회장이 출석해 피고인신문이 진행됐다. <사진: 더 팩트>
이재용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나선 삼성임원들이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에 대해 한 목소리로 특검측 주장을 반박하면서 호위무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1일과 2일 이틀간 진행된 피고인신문에서 이 부회장 및 삼성 임원 4명은 특검 조사의 진술을 번복하거나 관련 혐의를 부인하는 등 공통된 진술로 특검의 공소사실을 반박했다.
이 부회장은 자신의 의혹에 대해 대부분 '모르쇠'로 일관했고,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은 자신이 재직 당시 그룹의 '최고의사결정권자'였다며 이 부회장을 비호했다.
삼성의 '정유라 승마 지원'에 대해 이 부회장은 정유라씨가 승마선수였다는 자체를 인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2일 오후 진행된 신문에서 "정윤회의 딸(정유라)이 승마선수인 것을 몰랐느냐"는 특검의 질문에 "당시에는 전혀 몰랐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정유라가 정윤회씨 딸이라는 사실과 최순실씨가 '비선실세'였다는 것을 모두 몰랐다"고 진술했다.
이 부회장은 "2014년 9월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단독 면담을 하며 (박 전 대통령이) 삼성에서 승마협회를 맡아 주고 올림픽을 준비해 달라고 이야기를 했을 뿐"이라며 최순실, 정유라씨에 대한 지원은 몰랐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최 전 실장이 증인신문에서 밝힌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최 전 실장 역시 "박 전 대통령이 삼성같이 능력있는 기업이 승마협회를 맡아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중앙지법에서 2일 진행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임원 재판에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차장,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왼쪽부터) 등 전현직 임원들이 출석했다.<사진 : 더 팩트>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대해서도 이 부회장은 양사 사장들과 미전실에서 추진한 것이라며 개입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 부회장은 "(제가) 금융지식이 없어 전문가들이 진행하게끔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면서 "함부로 개입할 사항이 아니라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최 전 실장 역시 "합병의 구체적 절차와 조건은 이 부회장이 잘 모르고 내가 주도해서 추진한 것"이라며 이 부회장을 입장을 옹호하는 진술을 한 바 있다.
경영권 승계를 위해 박 전 대통령과 거래가 있었다는 특검 측 주장에 대해서도 삼성 임원들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적극 부인했다.
최 전 실장은 "이미 이 부회장은 대내외적으로 후계자로 인정받고 있어 자연스레 승계가 됐을 것"이라면서 "사장단 회의 등에서 추대받으면 회장 자리에 오르는 것이지 법적 절차는 따로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나 지금이나 (경영권 승계 문제가) 삼성의 현안과 연결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면서 "대가나 청탁을 상상할수도 없다"고 경영권 승계의 대가성을 전면 부인했다.
이 부회장 역시 자신은 미전실 소속인 적이 한번도 없고 삼성전자 업무만 담당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회장님(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이후, 외부 행사에 참석하는 일이 조금 늘어 미전실의 도움을 받았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특검은 이같이 비슷한 취지의 피고인들의 진술을 두고 말을 맞췄는지 여부를 캐물었다.
최 전 실장은 검찰조사 중 삼성 관계자들이 2014년 9월 15일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1차 독대 관련 내용을 진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 부회장이 관련 진술을 하기 부담된다고 해서 입장을 무시할 수 없었다"며 "말을 맞춘 것은 아니"라고 부인했다.
이에 특검 측이 "지금 재판에서도 이 부회장을 고려해 사실과 다르게 진술하도록 관계자들과 논의한 적 있냐"고 재차 추궁하자 최 전 실장은 "그럴 일은 없고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반박했다.
한편, 3일 재판은 전날에 이어 이 부회장의 피고인신문을 진행하며, 이 부회장의 신문 후에는 특검과 이 부회장측 변호인의 PT(프리젠테이션)이 이어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