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열린 '2017 대선후보 KBS 초청 토론회'에 참여한 (왼쪽부터)정의당 심상정‧자유한국당 홍준표‧바른정당 유승민‧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사진=문 후보 측)
'문재인 청문회'를 방불케 했던 KBS 대선후보 2차 TV토론회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대선 TV토론 처음으로 진행된 '스탠딩(Standing)' 형식이었지만 시청자 입장에서 '서서' 토론을 하는 의미를 찾아볼 수 없었다는 지적이 다수를 이뤘다.
무엇보다 시간제한이 따로 없이 9분의 시간총량제를 적용, 자유토론을 가능하게 했다. 문제는 질문과 답변시간을 합쳐 계산이 되면서 지지율 1위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에게 질문이 집중적으로 몰리게 됐다. 이에 문 후보는 질문보다 답변하는데 자신의 시간을 대부분 써야 했다.
미국 대선 1대1 양자 토론에서 볼 수 있는 스탠딩 형식은 두 후보가 무대에서 자유롭게 자신의 정책과 현안을 밝히고 돌아다니며 방청석에 호응을 끌어내는 등 역동적인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5자 후보의 스탠딩 토론은 자기 자리에서 서서 진행이 되면서 스탠딩 형식의 강점이 드러나지 않아 네티즌들은 토론방식에 대해 강하게 불만을 터뜨렸다.
다음 아이디 '추적****'는 "미국식 자유로운 스탠딩 토론 생각했나본데, 현실은 말 그대로 그냥 서서하는 청문회"라며 비판했다.
트위터 아이디 '@yong***'은 "어젯밤 대선후보 토론회 내내 궁금했던 거. 왜 서서 했던거야?"라며 의아함을 드러냈다.
이어 다섯 명의 후보가 동시에 자유토론을 벌이는 형식을 두고 페이스북 사용자 '윤**'씨는 "5자 자유토론은 더 이상 하지말아야한다. 이건 토론이 아니라 말싸움일 뿐"이라고 적었다.
이에 토론회를 주최하고 토론회 형식을 기획한 KBS에 비판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트위터 아이디 '@kamj***'는 "KBS대선 토론회, 뭐 이런게 있나? 대답한다고 시간 다 써버리면 4:1로 질문받는 사람은 답변만하다가 질문할 시간도 없잖아?"라고 지적했다.
'@yohm***'은 "KBS의 대선후보 토론회는 공정하지 못한 규칙이었다 질문을 많이 받는 후보는 발언할 시간을 더 주어야 공평해진다 어제저녁 토론은 문재인후보에게 불리하도록 설계된 토론이었다"고 비판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에게만 질문이 몰린 것을 두고 비판이 많았다.
'@thun****'는 "어제 토론은 딱 왕따의 정치학 토론회 버전~!"이라며 일갈했다.
'@Plea****'는 "토론회라는게 어느정도는 룰을 가지고 똑같은 기회와 발언 횟수를 줘야지 시간만 주고 완전 자율로 돌려버리면 지지율 높은 사람 대놓고 공격하라는거 아니냐"고 비판했다.
다음 아이디 '겸손****'은 "이럴거면 문재인 토론회를 해라. 1명한테 모든 질문 다하면서 시간은 다 똑같이 주고. 이게 공평한 룰인가?"라고 비난했다.
네티즌들은 토론회 내용이 '안보'에 집중됐지만 이에 대해 해법 논의가 아닌 '색깔론'에 그쳤다는 평가다.
특히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문 후보에게 "북한을 '주적'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말한 것을 두고 비판적 의견이 많았다.
다음 아이디 '코스****'는 "북한이 주적입니까, 아닙니까. 유승민씨 질문 한심했어요. 질문 자체가 수준 미달입니다"라고 힐난했다.
'빙***'는 "국방백서에 주적이란 말이 없다잖아! 어디서 틀린말을 주워 듣고선 뒷북을 치나"고 비판했다.
네이버 아이디 'cih1****'는 "북한 없으면 어떻게 정치 할래..? 대선때마다 종북몰이 지겹다"라며 '안보 색깔론'에 대한 불만을 말했다.
민주당 박범계의원은 트위터에 "아무리 남북관계가 엉망이라도, 웬 느닷없이 주적 논쟁? 우리 대법원과 헌재는 북한의 이중적 지위를 오래전 천명했음"이라고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그러한 지위를 인식못하고 냉전적 주적만을 읊으라고 강요하는건 묻는 사람의 꿈이 대통령이 아니라 국방부장관이라는 점"이라며 유 후보를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토론회에서 여성 비하적 발언을 사과한 것을 두고도 비판하는 의견이 많았다.
네이버 아이디 'hye9****'는 "여성비하발언을 하면 남자가 세게 보이는가??그런 발상과 개념 자체가 수준 이하입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문 후보를 향해 다른 후보들의 비판에 가세해 작심 비판을 한 것에 대해서도 야권 지지층의 비난여론이 들끓고 있다.
◆…정의당 이혁재 사무총장 페이스북
심 후보는 홍 후보와 유 후보가 문 후보를 향해 국가보안법 폐지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추궁한 것에 반대 입장으로 가세했다. 홍-유 후보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해서는 안 된다고 문 후보를 압박한 반면, 심 후보는 국회 논의를 강조하는 문 후보를 향해 국가보안법 폐지가 되지 못한 것을 참여정부 탓으로 돌리며 국가보안법 폐지 입장을 명확히 할 것을 추궁한 것이다.
하지만 참여정부 당시 국가보안법 폐지 협의에서 가장 악법으로 거론되는 7조의 찬양·고무죄를 없애는 방향으로 여야 합의가 거의 이뤄졌지만 정의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이 완전 폐지가 아니면 안 된다고 끝까지 반대하면서 국가보안법 폐지 자체가 무산됐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후,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당시 상황에 대해 보수층의 극렬한 반대를 감안해 점진적인 폐지로 유연성을 발휘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
또한 심 후보는 문 후보의 복지 공약이 후퇴했다고 비난하면서 문 후보와 공방을 벌였다.
이에 정의당 게시판은 "아군이 될 여지가 있는 쪽에 총질하는 우를 범하나", "우리 당이 대선 후보를 낸 것 자체가 실수"라는 등 심 후보의 전날 토론회 태도를 비난하는 글들이 폭주했다.
한 당원은 "심 후보는 도대체 보수후보인가? 주적으로 문 후보 공격에 동참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힐난했다.
또한 총선 때 비례대표로 정당득표에 한표를 행사했다는 이는 "이제 비례대표 한 표 안 줄 것"이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야권 지지층의 항의가 빗발치자, 정의당 이혁재 사무총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재인을 지지하는 유권분들께'라고 지칭한 후,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더 엄격하고 혹독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며 심 후보의 문 후보 공격을 "섭섭해하시면 안 된다"고 밝혔다.
이 사무총장은 정의당에 항의전화를 하는 유권자를 향해 "심 후보가 벼르고 벼른 정책으로 선명한 정치적 입장으로 1위 후보를 비판하는 게 잘못이냐"며 "이해할 수 없다. 민주당에 전화해서 왜 그렇게 정책적인 뒷받침이 허약한지, 사드입장을 분명히 하지 않는지 항의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