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예산 3000억-개성공단 지원 확대 여야 '이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이었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무기한 연기되자, 여야의 '네 탓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그러면서도 추경안 처리를 위한 협상을 계속 이어나갈 뜻을 밝혔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추경안 처리를 위해 이날 새벽 1시부터 추경안조정소위원회를 열어 협상을 이어갔지만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 등에서 여야가 합의를 보지 못했다.
야당은 누리과정 관련 교육시설 자금 3000억원과 개성공단 예비비 700억원 증액편성을 요구했지만 새누리당이 반대해 끝내 결렬됐다.
새누리당은 정부의 원안 처리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야당은 '민생-일자리-교육' 예산 확보를 강조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추경 처리가 무산되자 이날부터 1박2일간 계획했던 연찬회를 무기한 연기했다. 특히 예결위 회의 무산과 추경안 본회의 무기한 연기와 관련해 야당을 맹비판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야당이 어제 예결위에서 교육시설자금 명목 지방재정 상환 예비비 3000억원을 증액했다. 여기에 개성공단의 밀린 월급을 주는 예비비 700억원 증액을 요구하면서 추경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비난했다.
정 원내대표는 "오늘 오전 9시까지 꼭 해주겠다면서 새로운 조건을, 정부가 동의할 수 없는 조건을 걸고 있다"며 "아마 새누리당이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천만의, 만만의 말씀이다. 연찬회 안 해도 된다"고 날을 세웠다.
김광림 정책위의장도 "이건 재정 기강을 흔드는 일"이라며 "국회 협상의 결과, 협상의 과정 이런 것이 깡그리 무너지는 과정이라고 보고 있다"고 힐난했다.
새누리당 예결위 간사인 주광덕 의원은 "원내대표 3명이 8월 12일 처리하기로 한 약속은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이 약속을 하루아침에 생뚱맞은 사업을 예산 처리해달라며 연계하는 건 국민에 대한 기본 도리마저 버린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오늘 새벽까지 예결위 간사단끼리 거의 밤샘협상을 했지만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우리 더민주는 민생예산을 더욱더 확충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성의 있게 정부여당을 설득했지만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우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을 향해 "부실대기업은 수조 원씩 지원하면서 아이들과 학부모를 위한 (중금속 누출 우레탄트랙 교체) 예산 고작 몇 천 억 확보하자는데 못한다는 그런 태도로 어떻게 국정을 운영하려 하나"고 비난했다.
더민주 예결위 간사인 김태년 의원도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생-일자리를 확충하고 우리 아이들을 키우기 좋은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한 교육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아직 이 규모와 관련해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이견이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개성공단 피해기업에 최소한의 긴급한 지원은 이번에 해줄 필요가 있다는 게 우리들의 주장인데 이와 관련해 정부여당은 완강하다"며 "민생·교육·일자리 예산이 충분히 확보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새누리당을 향해 "새벽까지 지속된 논의를 뒤엎고, 연찬회에 가야한다며 야당을 겁박하는 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뭐가 중요한지를 모르는 한가한 행태"라며 "새누리당은 '추경은 타이밍'이라며 화려한 수사만 남발했지 추경 처리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기 대변인은 "방만한 기업에 수조원의 세금을 쏟아 부으면서 아이들 교육환경 개선에는 반대하고 있다. 개성공단 폐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도 외면하고 있다"며 "아이들이 건강하게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예방접종을 하자는 데도 반대하는 이유는 뭔가. 시간이 많지 않다. 우리당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릴 것이다. 새누리당은 오늘을 넘기지 말고 추경처리에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란다"고 새누리당을 압박했다.
한편, 국민의당은 '할 일을 다 했다'면서 양 당에 공을 넘겼다.
국민의당 예결위 간사인 김동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가장 큰 문제는 증액 관련 보육예산을 어느 정도 이번 추경에 반영하느냐 였다"며 "더민주가 최소 3000억원은 돼야 한다 해서 제가 2000억원까지 조정해보려 했는데 안 됐다. 2500억원이면 어떠냐 했더니 (여야) 양쪽이 안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의당은 이번 보육예산은 추경대상이 아니고 내년 예산으로 하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우리로선 할 일을 다 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