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우병우 민정수석(박대통령 왼쪽)과 박근혜 대통령(사진 청와대)
◈ 친박 '禹옹호론', 정진석 "말 아끼겠다"…野 '특검' 만지작
청와대의 '우병우 감싸기'가 강도 높게 전개되면서 새누리당이 다시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친박계 대 비박계가 나뉘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거취에 대한 입장이 갈라지고 있다.
특히 청와대는 우 수석을 수사의뢰한 이석수 특별감찰관을 향해 "진실을 규명하지 못한 채 언론플레이에만 충실했다"고 공격하며 '부패세력과 좌파의 국기 흔들기'라고 야당 배후설을 제기하는 등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친박계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거듭 우 수석 '옹호론'을 펼치며 청와대에 힘을 실어 '자진 사퇴'를 주장한 비박계 간 불편한 기류를 만들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정진석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가 '자진사퇴'를 주장하고 있고 대선주자인 김무성, 정우택 의원들도 '사퇴'압박에 나선데다 야3당에 이어 정세균 국회의장까지 나서 '우병우 특검'을 거론하고 있어 이정현 대표를 위시한 친박 지도부가 옹호론을 펼치는 것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의총에서는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내다 지난 4.13총선에서 '진박마케팅'으로 당선됐던 정종섭 의원이 발언을 신청하고 우 수석 '옹호론'에 가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이 특별감찰관의 수사 의뢰는 우 수석의 직무 관련성이 있어야 하는 감찰관법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는 청와대가 이 감찰관의 '감찰내용 사전 유출' 의혹을 제기하며 '국기 문란'으로 주장한 것에 힘을 보탠 것이다.
정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을 전달한 조원진 최고위원은 "우 수석 문제에 대한 (의원들의) 입장들이 서로 좀 다르다. 당내 의견 조율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앞서 정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자신의 SNS에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은 대통령과 정부에 주는 부담감을 고려해 자연인 상태에서 자신의 결백을 다투는 것이 옳을 것"이라며 '자진 사퇴'를 촉구한 바 있다.
'진박' 정 의원의 의총 발언을 겨냥한 듯, 정 원내대표는 마무리 발언에서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함께 하는 것이 정치이지만, 사람마다 생각은 다를 수 있다"며 "(할 말은 많지만) 말을 아끼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의총에서 비박계는 대체적으로 '침묵'을 지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 원내대표 외에도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 등 원내지도부는 "우 수석 사퇴는 지극히 상식적인 얘기이지 새누리당 의원 다수의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고 비박계 대선주자인 김무성 전 대표는 지난 20일 "대통령 부담을 덜어주는 결단을 내릴 때가 왔다"며 "(수사를 받으면서) 그 자리에 있어서야 되겠느냐"고 자진사퇴를 압박했다.
친박계 대선주자로 꼽히는 정우택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에 나와 "공이 검찰로 넘어갔기 때문에, 우 수석 본인이 스스로 거취 문제를 판단해야 된다"고 자진 사퇴를 요구했다.
◈ 더민주, '최경환-안종범-홍기택' 청문회 증인채택 '고수' 결론
더불어민주당은 22일 의원총회를 통해 추가경정예산(추경) 처리와 구조조정 청문회와 관련 협상에서 경제부총리를 지낸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과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의 증인채택을 거듭 압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더민주는 '서별관회의'를 통해 대우조선해양 공적자금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고 폭로한 홍기택 전 산업은행장의 증인채택 역시 계속 요구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구조조정 청문회 일정과 관련한 협상이 난항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의총을 마친 후 국회 정론관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더민주 등 야권은 앞서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청문회의 증인으로 최 의원과 안 수석, 홍 전 은행장 증인채택을 추경안 처리 전제조건으로 제시해 왔다.
하지만 일각에서 추경 처리의 시급성을 강조하며 최 의원과 안 수석에 대한 증인채택을 제외하는 등 수정안이 제기됐다. 이에 더민주는 이날 의총을 열어 논의했지만, 결국 최 의원과 안 수석의 증인채택 없이는 추경안을 통과시킬 수 없다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진 것이다.
기 원내대변인은 "오늘 의총에 86명의 의원이 참석했고, 8명의 의원이 발언했다. 의견이 한 곳으로 모아져서 더 이상 말을 들을 필요가 없었고, 원내대표가 한 방향으로 정리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종범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은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서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지원금 4조2000억원을 '우리들이 결정했다'고 이야기했다. 서별관 회의에서 결정했다는 것을 당당하게 국회 운영위에서 밝혔다"며 "그 책임을 져야한다. 당당하게 결정한 것에 대해서 국회 차원의 청문회가 진행되면 당연히 출석해서 그것을 결정하게 된 배경은 무엇이고, 어떤 효과를 가져왔으며, 이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서 국민과 토론하고 합의해야한다"고 증인출석을 압박했다.
이어 "최경환 경제부총리, 홍기택 산업은행장 역시 마찬가지다. 이 3명의 증인을 제외한 청문회는 있을 수 없다, 불가하다는 것에 대해서 한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며 "추경을 초래한 구조조정과 관련된 청문회 없이 '추경 통과 없다'는 분명한 방향성에 대해서도 만장일치로 의견을 모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기 대변인은 "최선을 다해서 합의하려고 노력하겠지만 의원총회에서 만들어진 가이드라인이 최종적 결정사항"이라며 "집권여당도 책임 있게 임해야 한다. 이정현 대표, 정진석 원내대표,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께서 국정을 풀어낼 수 있는 책임 있는 자세로 협상장에 나왔으면 좋겠다"고 새누리당을 압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