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식물정부 만들기" 野 "우병우 감싸기로 식물정부 자초"
청와대의 우병우 민정수석 의혹 대처와 관련한 야당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청와대는 우 수석 의혹을 지속적으로 보도하는 언론을 향해 '부패한 기득권'이라고 맹비난하고 야당의 우 수석 사퇴 요구와 관련, '식물정부 만들기'라고 항변하고 있다.
나아가 우 수석을 수사의뢰한 이석수 특별감찰관을 공격하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검사출신 의원들은 22일 청와대가 이 감찰관이 우 수석에 대한 수사를 의뢰한 것을 '특정세력의 국기 흔들기'라며 야당 배후설을 제기한 데 대해 "청와대가 (오히려)국기문란을 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박근혜 정부 초대 공직기강비서관이었던 더민주 조응천 의원은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이석수 특별감찰관의 '배후'로 지목되는 것에 대해서 "이 감찰관과 대학동기이고 연수원 동기 맞고 잘 안다"면서도 "제가 검찰을 나오고 난 이후에는 따로 보지 못했다. 연락은 한 적도 없다. 법사위에서 최근 몇 번 본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대체 야당 의원이 어떻게 특별감찰관의 배후가 될 수 있겠냐"고 되물었다.
조 의원은 "민주공화국의 기본정신은 어떤 개인이나 국가기관이 자의적으로 지배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국민여론과 야당의 견제도 불가능한 오직 나만이 길이고 진리다, 이런 식의 국정운영이야말로 국기문란 아닌가 싶다"고 청와대를 겨냥했다.
그는 "(정윤회 국정 농단)문건 유출 사건을 대통령이 국기문란이라며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규정을 했고 (저는)졸지에 국사범이 되어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가상의 조직을 만들어 정권 흔들기를 시도하는 것처럼 그렇게 만들었고 나중에는 K(김무성)· Y(유승민) 배후설이 있었다"며 "(이번 사건에서도 청와대가) 배후를 만들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석수 감찰관도 제2의 조응천처럼 되는 것 아니냐' 되는 질문에 "그러지 않기를 바라는데 참 안타깝다. 제가 겪었던 일을 생각하면 장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14년 정윤회 비선실세 논란과 관련 수사에서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 등으로 기소됐지만 1·2심에서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조 의원은 검찰의 우병우 민정수석 수사에 대해서는 "청와대에서 국기문란이라고 규정을 했고 (검찰) 인사권을 사실상 쥐고 있는 우 수석에 검찰이 공명정대한 수사를 할 수 있을까. 그건 아주 순진한 바람"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검사 출신의 같은 당 금태섭 의원 역시 청와대가 제기한 이석수 특별감찰관에 대한 야당 배후설에 대해 "최소한 근거를 제시해줘야지 아무런 근거 없이 '야당과 이렇게 짰을 거다, 공작'이라고 한다"며 "이 감찰관을 아는 사람이라면 웃음이 나올 정도"라고 일축했다.
금 의원은 "청와대의 의도는 알 수 없지만 (우 수석에겐)분명히 법 위반 사유들이 있다"며 "직원이 하나도 없는 회사에서 통신비와 자동차 렌트비가 사용된 건 횡령이 될 가능성이 많고 직권남용 부분에서도 (아들의)의경 배치에 문제를 제기한 건데 이런 식(배후설)으로 몰아붙이는 것은 납득이 안 간다"고 비판했다.
금 의원 역시 "특별감찰관이 수사의뢰를 했는데 청와대가 검찰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걸 넘어 '배후가 있다'는 식으로 하는 자체가 국기문란"이라고 청와대를 겨냥했다.
나아가 지난 2013년 국정원 댓글 사건 특별수사팀장을 맡았다가 '항명 파동'으로 경질됐던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를 거론하며 "(현 정부는)잘못한 것을 조금이라도 지적하려고 하면 정부를 공격하고 흔들어 놓으려는 의도가 있다고 나온다"고 일갈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역시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우 수석 사퇴요구에 대해 청와대가 '식물정부 만들기'라고 말한 것에 대해 "식물정부는 박근혜 정부가 자초하고 있는 것이지 국민과 야당이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 아니다"고 힐난했다.
박 위원장은 "검찰은 우 수석, 이석수 특별감찰관을 동시에 수사한다고 한다"며 "청와대를 나가 수사 받아야 할 사람은 청와대에 버젓이 앉아 '황제감찰'을 받고 감찰하러 청와대 들어간 사람은 나올 때 검찰수사 받아야 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과연 검찰이 제대로 된 수사를 할 수 있을까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우리는 우 수석에 대한 수사가 황제감찰에 이은 황제수사가 되지 않으려면 우 수석이 민정수석 완장을 떼고 검찰에 깔려있는 우병우 사단이 아니라 별도 특별수사팀을 결성해 강력 수사할 것을 촉구한다"고 거듭 우 수석 사퇴를 압박했다.
한편 더민주와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거듭 우 수석의 해임을 촉구하면서 압박 카드로 '우병우 특검'을 추진할 태세다.
또한 야3당은 다음 달 정기국회에서는 우 수석의 국회운영위 출석도 요구할 방침이다. 새누리당 원내지도부 역시 우 수석의 자진사퇴를 요구한 바 있어 야당의 요구를 막을 수만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