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한 남성 중에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부족한 경우가 적잖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독일 베를린 바이엘제약 총책임자 파리드 사드(Farid Saad) 교수팀은 작년 이와 관련된 연구 결과를 유럽비만학회(European Congress on Obesity)에서 발표했다.
연구팀은 6년간 비만한 남성 중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은 사람 46명을 대상으로 테스토스테론 대체치료를 시행했다. 그 결과 이들은 6년 전보다 체중이 20% 정도 감소했다. 평균 127㎏이었던 남성들이 테스토스테론 호르몬 주입치료를 받은 뒤 102㎏으로 체중이 줄었고 허리사이즈는 4.7인치(약 12㎝) 감소했다.
사드 교수는 “테스토스테론 대체 치료는 남성호르몬이 부족한 비만 남성의 체중을 감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이번 실험으로 테스토스테론이 날씬해지는 데 강력한 도움을 주는 것을 확인했고 이를 주입하는 치료로 비만을 개선하고 대사증후군을 예방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고도비만인 경우 비만대사수술을 받는 게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실제로 체내지방세포에 작용, 체지방 감소에 도움을 준다. 이 호르몬이 지방조직을 줄이는 효과를 내는 기전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테스토스테론이 감소된 남성은 복부비만에 노출되기 쉽고 심한 경우 유방조직에 지방이 축적되기도 한다.
또 복부비만이 심한 남성은 성기능이 감소될 우려가 있다. 남성호르몬 수치가 감소하면 정자 생성 과정에서 악영향을 받고 정자의 숫자나 활동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비만을 발기부전의 직접적인 요소로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성기능저하를 유발하는 원인이 분명하다는 입장이다.
이성호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복부에 지방세포가 늘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인슐린이 증가되고, 테스토스테론은 줄어들며 발기부전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성호르몬의 균형이 깨지면서 성욕이 저하되고 발기부전이 나타나는 등 성기능 감소 현상이 유발된다”고 설명했다.
다이어트는 흔히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나 남성도 건강을 생각한다면 복부비만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복부비만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지방간 등 각종 성인병의 주범일뿐만 아니라 성기능까지 떨어뜨려 고개숙인 남성으로 만들 우려가 있다. 헬스오 정희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