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빅5, 주택호황 불구 실적부진 이유는?

매출은 들쑥 날쑥, 이익 개선은 거북이 걸음

20년래 주택호황에도 해외건설 부진이 발목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등 5대 건설사가 아파트 분양시장의 호황에도 불구하고 경영실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정도로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건설 빅5는 지난 2분기 실적을 포함한 상반기 잠정 영업실적을 발표한 결과 2분기 매출은 5개사의 합계 15조6480억원을 기록해 작년 2분기의 15조9880억원보다 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5013억원으로 작년 같은기간의 6216억원보다 19%나 줄어 주택호황을 무색케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 주택시장이 20년래 최대 호황을 보여 건설사들의 영업실적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막상 발표된 수치들은 대부분 작년보다 못하거나 별로 나아진 게 없어 크게 실망하는 모습이다.

더욱이 이들 빅5는 연초 경영전략을 발표하면서 외형보다 수익중심의 영업을 하겠다고 선언한 터여서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 현대건설ㆍGS건설 상승, 삼성물산ㆍ대우건설ㆍ대림산업 감소

빅5 가운데 삼성물산이 매출과 이익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 전체 실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 

매출은 현대건설, GS건설 등 2개사가 미미한 증가세를 보이고 대우건설, 대림산업 등 2개사는 미미한 감소세를 보여 전반적으로는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삼성물산의 매출이 5000억원이나 줄어 빅5 전체의 실적을 끌어내리는 역할을 했다. 

영업이익에서도 GS건설을 제외한 나머지 4개사가 모두 작년 상반기보다 실적이 줄었지만 현대건설과 대림산업은 감소폭이 미미했다.

그러나 삼성물산이 58%, 대우건설이 35%나 이익이 줄어 전체 하락폭을 크게 만들었다.

삼성물산의 이러한 부진에 대해 일각에서는 지난 7월에 추진된 제일모직과의 합병때문에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GS건설은 작년 상반기 72억원 적자에서 올 상반기 582억원 흑자로 전환했지만 규모가 작아 빅5 전체 실적을 끌어 올리기에는 역부족이 었다.

 건설 빅5 상반기 영업실적 증감 현황

■ 신규분양 하반기부터 실적에 반영…해외건설 리스크 정부지원 필요

주택시장 호황에도 영업실적이 부진한 것은 신규분양 성과가 아직 매출에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건설사들은 설명했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지난 하반기부터 신규분양이 크게 증가했지만 공사가 시작되고 매출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며 "상반기에 분양활동을 통해 거둔 성과는 올 하반기와 내년에 반영돼 실적반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부문에서도 올 상반기에는 우리의 수주텃밭인 중동지역이 유가하락과 정치문제로 큰 어려움을 겪어 해외수주가 30% 감소하는 등 실적이 부진했다. 게다가 2~3년 전 해외에서 과당경쟁으로 따낸 저가수주 물량의 부실을 다 털어내지 못해 국내시장의 호조세로 인한 영업성과를 갉아먹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최근 주택경기 회복세에 따라 국내 건설수주액이 증가하고 있어 봄바람이 느껴지나 경영실적은 악화되고 있다"며 "해외건설 사업에서 발생하는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정부의 다각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해외부실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