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작전하듯 밀어붙여서 될 일 아냐"…사회적 합의체 강조
연말정국 '핫 이슈'인 공무원연금 개혁과 관련해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은 29일 '연내처리'를 위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새누리당을 겨냥, '군사작전', '청부입법' 이라고 비판하며 제동을 걸고 나섰다.
앞서 새누리당은 전날(28일) 오후 전 의원 찬성 당론으로 소득재분배 기능을 반영한 하후상박(下厚上薄)식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새정치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공무원들을 국민혈세나 받아먹는 나쁜 사람 취급하듯 연금 개혁논의가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며 "세수부족과 국민여론을 명분으로 대통령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관련 당사자 소통 없이 군사작전 하듯 밀어붙여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문 위원장은 "고령화 시대를 맞아서 공무원연금 개혁은 필연적이다. 개혁 그 자체를 반대하는 분은 아마 한 사람도 없을 것"이라며 "국회에서 신중한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기도 하지만, 이해 당사자가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기구를 통해서 합리적 절차를 밟아 추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른 공적연금과 함께 선진국 연금체계를 이룬다는 큰 틀로 논의를 전개해야 된다"고 말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지도부가 소속의원 158명 전원이 서명한 공무원 연금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제출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치 한 사람의 지휘관의 명령에 따라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군 작전이 떠올랐다"며 "김 대표께서는 공무원연금 개혁의 십자가를 지고 가야 한다고 말했지만 김 대표와 여당이 져야 할 십자가는 민주주의와 서민경제, 국부유출에 대한 책임추궁, 청와대 인사 참사, 그리고 세월호 특별법"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사회적 합의를 통한 공무원 연금개혁이 새정치민주연합이 나아가는 길"이라고 밝혔다.
정세균 비대위원 역시 "청와대의 '연내처리'라고 하는 오더에 따라서 새누리당이 청부입법에 나선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정 비대위원은 "우리 당도 지속가능한 공무원 연금의 새 틀 짜기가 필요하다는데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밀어붙이기식 졸속 대응은 곤란하다. 새누리당이 개혁안을 내는데 수많은 절차들이 생략되었다. 당사자인 공무원들에 대한 의견수렴이나 참여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무원 개혁은 청와대의 지시로 한두 달 사이에 일방적으로 밀어붙여서 될 문제가 아니다"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박지원 비대위원은 '공무원연금개혁을 위한 사회적 협의기구'를 강조, "정부와 여야, 전문가와 공무원까지 한 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만들고, 공청회와 토론회를 열어 국민여론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100만 공무원과 그 가족의 미래가 걸린 현안을 대통령이 정해준 시한에 '받들어총'으로 응답하듯 밀어붙이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어 "새누리당이 하후상박을 적용한다고 하였으나 제시된 안은 모든 직급을 막론하고 지급 시기를 현행 60세에서 65세로 늦췄다. 정년이 60세로 정해진 현 상태를 그대로 둔 채 지급시기를 늦추게 된다면 하위직 공무원들에게는 큰 타격이 될 것은 분명하다"며 "그런 점에서 ‘하박상박’이라며 반발하는 공무원 노조의 문제 제기는 고려되어야 한다. 연금 지급 시기 연장은 정년 연장을 병행하여 검토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