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금융시장에서는 우울한 소식이 그 어느 때보다 자주 들렸지만, 가장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일은 '불완전 판매' 사태였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불완전 판매란 금융회사가 금융 상품을 판매하면서 투자의 위험성에 대한 설명을 소홀하게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일반예금과 같이 원리금이 안전하게 보장되는 상품이라면 불완전 판매와는 거리가 멀 것입니다.
불완전 판매라는 말이 새로 생겨난 것은 아니지만 올해는 유난히 많은 뉴스의 소재로 등장했고, 금융 당국은 불완전 판매와 관련해 소비자 교육에 나서는 등 시장의 큰 이슈가 되기도 했습니다.
올해 불완전 판매를 일으킨 사건은 모회사가 경영난에 빠진 동양증권의 부실 CP(기업어음) 판매였습니다.
투자한 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된 피해자들은 수만 명에 달했고, 이는 정치적·사회적 문제로 번지기까지 했지요.
금융감독원이 최근 밝힌 집계에 따르면 동양그룹 CP 및 회사채와 관련해 분쟁 조정을 신청한 사례는 1만9904건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판매 직원이 상품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있을 경우 피해액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예컨대 판매 직원이 투자자 동의 없이 가입 서류에 서명을 했거나, 투자자를 속여 가입시킨 정황이 녹취돼 있는 등 명확한 입증이 있어야 합니다.
문제는 이 과정을 증명하는 일이 쉽지 않고, 경우에 따라 소송을 해야 하는 만큼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는 것입니다.
결국 은행이나 증권사를 믿고 투자를 맡긴 소비자들은 금전적 손실뿐 아니라 마음의 상처까지 입게 돼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불완전 판매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며 더욱이 동양증권 사태로 처음 겪은 사고도 아닙니다.
지난 2011년 저축은행 영업정지 때 역시 많은 투자자들은 변제 순위가 가장 늦은 후순위 채권을 매입했다가 재산을 잃었습니다.
불완전 판매에 관한 뾰족한 해결책을 강구하기 위해 금융 당국은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피해자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고, 판매 과정을 투명하게 하기 위해 금융회사에 책임을 부여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금융 이용자가 금융회사를 믿고 투자할 수 있는 신뢰의 회복이며, 투자자에 대한 교육 역시 더욱더 발전해야 할 것입니다.
금융회사 한 임원은 "금융 상품이 점점 복잡해지는 상황에서 불완전 판매란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서로 간의 노력을 통해서 이해관계의 폭을 좁혀가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