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겸직비율 53.8%
금융지주회사 임원들이 자회사 임원을 마구잡이로 겸직하는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겸직 임원 중 연관 업무를 중복해서 맡고 있는 경우는 매우 적어, 내부자의 의사 결정을 공고하게 하는데는 유리하지만, 공정성과 객관성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6일 CEO 경영 성적 분석 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사외 이사를 제외한 4대 금융지주회사의 임원은 총 52명으로, 이 중 자회사 임원을 겸직한 경우는 28명(53.8%)으로 나타났다.
현행 금융지주회사법은 금융지주회사 임원의 자회사 겸직을 허용한다. 하지만 이는 계열사 간 업무 중복과 불필요한 경쟁 유발을 막기 위한 취지로, 업무의 연계가 적은 경우 이 같은 제도의 실효성이 없게 된다.
CEO스코어의 자료에 따르면 겸직 임원들이 맡은 업무에서 연계성을 지닌 경우는 7명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겸직 임원 비율이 가장 높은 금융지주회사는 우리금융(77.8%)이었으며, 신한금융지주회사(70%), KB금융그룹(42.9%), 하나금융그룹(42.1%) 순으로 확인됐다.
우리금융은 이팔성 회장을 비롯해, 김양진·정현진·전병윤·황록 전무, 조성국·김홍달 상무 등이 겸직을 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회사는 최범수·소재광·민정기·위성호·오세일 부사장, 이동환 부사장보, 임보혁 상무 등이, KB금융그룹은 민병덕 비상임이사, 박동창·윤종규·유석홍 부사장, 이동철·한경섭 상무 등이 겸직하고 있다.
또 하나금융그룹은 김종준·윤용로·임창섭 부회장, 최흥식 사장, 조봉한·조기욱 부사장, 안병현 전무, 주재중 상무 등이 자회사 임원을 맡고 있다.
겸직을 가장 많이 하고 있는 KB금융그룹의 윤종규 부사장(CFO)은 KB국민은행·KB국민카드·KB투자증권·KB부동산신탁 등에서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신한금융지주회사의 소재광 부사장, 민정기 부사장, 이동환 부사장보, 임보혁 상무 등은 모두 3개의 자회사에서 사외이사 및 비상근이사를 맡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