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만나서 말하면 내 생각에 동의할 것"
"세종시 예산 늘었으면 늘었지 축소는 안될 것"
"특목고만 자유로운 학생선발권 갖는 구조 잘못"
정운찬 국무총리는 29일 "세종시 문제는 정치적 신뢰문제 이전에 막중한 국가대사임에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최근 세종시 문제에 대해 정치적 신뢰의 문제로 원안대로 가야 한다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 확실한 각을 세운 셈이다.
정 총리는 이날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출입기자들과 가진 '취임 1개월' 간담회 자리에서 박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박 전 대표의 발언은) 세종시 특별법을 만든 주역으로서 마땅히 할 수 있는 말이었다고 생각한다. 정치의 요체가 신의와 약속이라는데도 동의한다"고 전제하며 이같이 말했다.
정 총리는 또 "박근혜 전 대표가 굉장한 식견을 가진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며 "한번 만나서 박 전 대표가 정말 무엇을 생각하는지 듣고 싶고, 내 생각을 정리해서 말하면 박 전 대표도 상당히 동의하고, 반대로 돌아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어 "(세종시 문제는) 의도한 바는 아니지만 내가 발제한 결과가 되지 않았냐"며 "그야말로 결자해지의 심정에서 명예를 걸고 최선의 방안을 찾아서 세종시를 명품도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충청도도 잘되고, 국가도 잘되는 방안을 찾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특히 "자꾸 여러 곳에서 세종시를 축소시키려 한다고 하는데, 축소하는 게 아니다. 적어도 예산은 늘어났으면 늘어났지 축소되지 않는다는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지금 구조로는) 세종시의 자립도가 6∼7%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크게 자족도를 높여서 자족도시로 만들려고 한다"며 "여러 방면에서 경청도 하고 제 나름대로 모색도 했으니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 조만간 내 선에서는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 총리는 외국어고등학교 등 교육문제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그는 "외고가 당초 목적대로 움직이고 있는지, 외고나 일부 특수목적고만 자유로운 학생선발권을 갖고 있는 것이 바람직 한가 하는 문제가 있다"며 "고입제도 개편과 관련해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사교육 문제에 대해서도 "지금 한국경제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가 가계빚인데, 600조원에 달하는 가계 빚을 살펴보면, 주택문제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고, 또 하나는 교육문제 사교육문제가 차지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단속과 규제를 강화해야하고, 장기적으로는 공교육을 정상화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총리실 조직개편과 관련해서는 "총리실이 한동안 해야 할 일이 많아져서 조직이 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조직개편이 필요할지도 모른다"며 "조직개편과 인사는 때가되면 하겠지만, 인사는 사람도 파악해야하고 업무도 파악해야 하는데, 아직 파악이 완벽하게 되지 않았다"고 시간이 더 소요될 것임을 언급했다.
이날 정 총리는 취임 한달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그는 "지난 한 달간 경청과 모색의 시간을 지냈다"며 "앞으로 정책 결정 과정에서 '피드백(feed back)'뿐 아니라 예방행정으로 '피드포워드(feed forward)'를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취임당시 논란이 됐던 '가마꾼 발언'에 대해서도 "1904년생이신 어머니께서 조선시대를 생각하며 하신 말씀일 뿐 본뜻은 혹시라도 출세하게 되면 같이 일하는 사람들,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입장도 생각하라는 말씀으로 이해해 달라"며 "오늘날 총리는 가마꾼이지 가마를 타지 않는다. 가마에는 국민이 타야한다"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