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산업은행은 국제회계기준(IFRS) 시스템구축 사업자로 삼성SDS를 선정했다. 이 사업은 제1금융권 마지막 대형 프로젝트로 지칭되며 수주경쟁이 상당했다. 산업은행은 내년 5월 시스템 가동을 목표로 삼고 있다.
산업은행에 앞서 국민은행, 신한은행, 기업은행, 외환은행, 하나은행 등 대다수 대형 은행들은 이미 회계법인 컨설팅(1단계) 등을 마치고 본격적인 시스템구축(2단계) 작업에 돌입했다.
은행권이 아닌 일반 대기업체들도 현재 IFRS도입과 관련한 준비작업에 뛰어들 태세다. 대형 건설업체인 대림산업의 경우 지난해 회계법인과 컨설팅 계약을 맺고 현재 컨설팅 마무리 단계에 돌입한 상태다.
대림산업의 한 관계자는 "IFRS도입은 2011년이지만 사실상 내년부터 비교식 IFRS를 보고할 수 있도록 해야하기 때문에 컨설팅 등을 발빠르게 진행해 왔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컨설팅 종료 이후 연결 시스템, 통합공시 시스템 등 구축 작업도 예정되어 있다"며 "시스템을 구축하고 시범실시 등에 최소한 6개월은 걸릴 것으로 본다. 2011년 IFRS의 안정적인 적용을 위해서는 적어도 2010년 상반기까지 시스템 구축이 완료되어야 하기 때문에 결산시즌이 겹치긴 했지만 속도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대형 유통업체인 신세계도 올해 상반기 중 컨설팅 업체 물색 등 준비작업을 거친 후 하반기부터 회계법인 컨설팅 계약을 맺고 구축작업에 뛰어들 예정이다. CJ, 롯데, 현대 등도 컨설팅 계약을 맺고 IFRS도입을 진행하고 있다.
2011년 IFRS의 전면도입을 앞두고 IFRS의무도입 대상 기업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도입시기는 2011년이지만 이 때까지 준비해야 할 사항이 한 두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시간적 여유'가 그다지 많지 않아 의무도입 대상 기업들이 좀 더 발빠르게 움직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실상 IFRS도입은 내년부터로 봐야 한다. 내년부터 '비교식 IFRS'를 보고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 즉 2011년 결산보고시에는 전년 분기/반기/연도 회계자료와 비교가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웬만한 대기업들의 경우 IFRS도입 준비작업은 늦어도 올 3월부터는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금융당국과 회계법인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회계법인 컨설팅 및 시스템 구축도 문제지만 시범실시와 이후 변수가 될 수 있는 세법 등 법규 개정을 반영한 시스템 수정 등에도 상당한 시간이 투입될 수밖에 없기 때문.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에 따르면 IFRS도입은 규모와 경제거래의 복잡성 등 기업의 특성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최소 6개월에서 최대 2년까지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일반적으로 3단계(컨설팅→시스템 구축→시범실시)로 진행되는 IFRS도입은 기업 규모와 거래형태에 따라 소요되는 시간 편차가 있다"며 "특히 은행 및 대기업의 경우 2009년 내로 완료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상당수의 은행과 대기업들이 현재 컨설팅 등을 마쳤거나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아직까지 IFRS도입과 관련한 준비작업에 착수하지 않은 기업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 회계법인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외형 1000억원 이상 상장기업의 경우 IFRS도입에 앞서 회계시스템 개선 및 회계메뉴얼 작성 등 준비해야 할 부분이 많기 때문에 상반기부터 도입과 관련한 준비작업에 착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당국에 따르면 IFRS 의무도입 대상 기업은 코스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모든 상장사를 포함해, 은행·보험사·증권사·카드사·종합금융사 등 총 1906개사(2007년 12월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은 최근 국제회계기준 도입 근거를 골자로 한 법률안(외감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올해 상반기 내에 시행령을 개정, 의무적용대상을 구체적으로 규정할 방침이다. 특히 기존 상장사 외 '상장예정법인'도 대상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