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조세일보 DB
애널리스트들 당분간 달러 약세 지속 전망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하고 있는데도 달러화는 약세를 보이는 미스터리가 지속되고 있다.
일반적인 경제원리로는 한 국가가 금리를 인상하면 시중통화량이 은행으로 들어가면서 화폐 가치가 높아진다.
주식시장도 은행으로 돈이 쏠리면 증권시장에서 자금이 빠져나가 주가가 떨어지게 마련이다.
그러나 미국이 3차례에 걸쳐 금리를 올렸고 올해에도 3차례 정도의 금리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달러가치가 떨어지기는 커녕 계속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금리 인상 → 화폐가치 상승 → 주가 하락'이라는 경제원론이 깨진듯한 상황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6월 1일 달러당 1122원하던 원화는 올해 1월 24일 현재 1068원으로 4.8% 상당 환율이 인하됐다. 이는 원화의 가치가 상승했지만 달러의 가치는 하락했음을 뜻한다.
반면 미국 증시는 지난해 6월 1일 2만1144.18에서 올 1월 24일 2만6252.12로 무려 24.2% 상승했다.
미국의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거꾸로 화폐가치는 하락하고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는 상황을 연출하고 있는 셈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이같은 달러 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가 약세를 지속하며 원화가 가파른 강세를 보이는 이유로 미국의 세제 개혁안이 올해부터 시행되고 감세안을 통한 경기 부양을 감안하더라도 향후 세수는 최소 1조달러 이상 감소가 예상되는 등 재정적자 확대가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재정 확대의 우려 때문에 달러화가 약세 압력을 높게 받고 있다는 판단이다.
또 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이어지고 있지만 비둘기파적인 정책 스탠스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달러화의 약세 압력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공개한 금리점도표에 따르면 올해 연준의 금리인상이 최대 3차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2월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중국 역시 단기 자금시장의 금리를 인상하면서 자금 유출 압력을 완화하고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화 강세와 달러화 약세가 연출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단기적으로 1000원 초반대 수준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높다”면서 “다만 최근 가파른 강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원화의 강세 속도는 다소 완만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두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달러화의 장기 40년 추세를 볼 때 이미 지난해 초를 시작으로 4차 하락국면에 접어들었고 올해에는 달러화 약세를 전망하고 있다.
미국 달러화는 한번 하락 추세가 시작하면 약 7~10년 동안 이어지는 특징이 있다. 4차 산업혁명(임금하락), 셰일 혁명(유가하락), E-커머스 혁명(제품가격하락) 등 구조적인 저 인플레 환경도 달러화의 약세 요인으로 꼽힌다.
유럽 역내 경기 개선과 ECB(유럽중앙은행) 통화정상화 기대 등으로 유럽이 위기 이전 수준으로의 되돌림 추세를 보이고 있고 일본 엔화는 제한적인 상승을 보일 것으로 기대되면서 미국 달러화 약세에 대한 압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원은 “문재인 정부의 정책 기대와 2월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전개되고 있는 한반도 긴장 완화 등은 원화의 강세 흐름을 지속시키는 요인”이라며 “다만 연준 이사진들의 선임과 맞물리는 3월 FOMC 전후로 연준發 불확실성이 부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