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효이거나 존재하지 않는 채권을 추심하는 불법채권추심행위 사례가 있어 채무확인서 교부 요청 등의 주의가 요구된다.
금융감독원은 대학생부터 직장인, 가정주부 등의 불법채권추심 피해자가 발생하자 27일 '불법채권추심 10대 유형과 대응요령'을 공개했다.
먼저 금감원 관계자는 첫 번째 불법채권추심 유형에는 "채권추심자가 무효이거나 존재하지 않는 채권을 추심하는 의사표시 행위"가 있다며 "본인 채무의 존재여부와 금액에 대해 의구심이 드는 경우 채권추심자에게 채무확인서 교부를 요청해 채무금액과 채무의 상세내역을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망한 채무자의 상속인이 상속포기를 한 사실을 알면서도 채무를 변제하라고 요구하는 행위, 채무자가 채무를 변제했다고 주장하면서 증거를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관계 확인 없이 추심을 지속하는 행위 등도 이에 해당한다.
만일 오랫동안 연락을 받지 못한 채권의 경우라면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일 가능성이 있으니 이 같은 경우 소멸시효 완성여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다는 게 금감원의 조언이다.
두 번째 불법채권추심 유형으로는 채권추심자가 신분을 밝히지 않고 추심을 하는 경우다.
채권추심업 종사자 등은 채무변제 촉구를 위해 채무자를 방문할 때 종사원증(채권추심업에 종사함을 나타내는 증표)을 제시해야 한다. 특히 대부계약에 따른 채권을 추심하는 자는 채무자 또는 그의 관계인에게 그 소속과 성명을 밝혀야 한다.
따라서 채권추심자가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고 추심행위를 하는 것은 불법채권추심에 해당한다.
세 번째는 불법 추심 행위로는 반복적인 전화 또는 방문을 하는 경우가 있다.
정당한 사유 없이 반복적으로 전화, 문자메시지, 자택방문 등의 방법으로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해 사생활 또는 업무의 평온을 심하게 해치는 행위는 불법 추심 행위에 속한다.
야간(저녁 9시~아침 8시)의 전화 또는 방문도 마찬가지다.
정당한 사유 없이 야간(저녁 9시~아침 8시)에 전화, 문자메시지, 자택방문 등의 방법으로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해 사생활 또는 업무의 평온을 심하게 해칠 수 없다.
다섯 번째 불법채권추심 행위에는 관계인 등 제3자에게 채무사실을 고지하는 경우가 있다.
채권추심자는 채무자의 가족이나 회사동료 등 관계인에게 채무자의 채무 내용 또는 신용에 관한 사실을 알려서는 안 된다.
이와 함께 관계인 등 제3자에게 채무변제를 요구하는 것 역시 불법이다.
채무를 변제할 법률상 의무가 없는 채무자 외의 사람에게 채무자를 대신해 채무를 변제할 것을 요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협박·공포심·불안감을 유발하는 행위 등도 불법채권추심 행위에 포함된다.
채권추심자가 협박조의 내용으로 언성을 높이거나, 욕설 등 폭언을 했다면 이는 불법채권추심 행위다.
금전을 차용해 채무 변제자금을 마련하라고 강요하는 것 또한 불법이다.
채권추심자는 채무자 또는 관계인에게 금전의 차용이나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채무의 변제자금을 마련하라고 강요할 수 없다.아울러 개인회생·파산자에게 추심을 해서도 안 된다.
채권추심자는 개인회생채권에 대한 변제를 받거나 변제를 요구하는 일체의 행위가 중지 또는 금지된 채무자에게 이를 알면서도 반복적으로 채무변제를 요구할 수 없다.
또 채무자가 파산선고, 면책결정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채무자에게 채무의 변제를 요구하는 행위는 채권추심법상 금지된다.
이밖에 법적절차 진행사실에 대해 거짓으로 안내하는 경우도 불법행위로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채권추심자가 채무자 또는 관계인에게 채권추심에 관한 민사상 또는 형사상 법적인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거짓으로 표시하는 행위 등이 있다.
법원, 검찰청 등 국가기관에 의한 행위로 오인할 수 있는 말·문자 등을 사용하는 행위도 법상 금지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 같은 불법채권추심 행위가 의심될 때는 "채권추심인의 신분을 확인하고 채무확인서 교부를 요청해야 한다"며 "만약 신분증을 제시하지 못하거나 사진 미부착, 훼손 등 신원이 의심스러운 경우 소속회사나 관련 협회에 재직여부 등을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채권추심자가 채무확인서를 제시하지 못할 때는 채권추심을 즉시 중단할 것을 요청할 수 있다"며 "대출채권의 경우 채무확인서 교부를 통해 채무금액과 채무의 상세내역, 해당 채권의 소멸시효 완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만일 '소멸시효 완성' 사실이 확인된 경우에는 채권자 등에게 소멸시효 완성사실을 주장(구두 또는 서면)하고 채무상환을 거절할 수 있다. 다만 채무자가 채무를 일부 변제하거나 갚겠다는 각서, 확인서 등을 작성해 줬다면 해당일로부터 소멸시효기간이 재산정 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아울러 법원으로부터 지급명령을 받은 경우에도 소멸시효 완성 사실이 확인되고 변제할 의사가 없다면 지급명령을 받은 날로부터 2주 이내에 지급명령을 한 법원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불법채권추심이라고 판단될 때는 추심인에게 불법채권추심행위에 해당할 수 있음을 고지하고 소속회사의 감사담당자에게 연락해 위반여부를 질의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필요에 따라 증거자료(휴대폰 녹취, 사진, 목격자 진술 등)를 사전에 확보해 금융감독원 콜센터 또는 관할경찰서에 신고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불법추심행위에 대한 형사처벌이 가능한 경우 위법한 추심행위로 피해를 입은 자는 수사기관에 직접 고소해 형사절차를 진행할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