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공매도 재개' 시사 발언으로 '혼란’
금감원 "금융위 결정사항...현재까지 정해진 바 없다"...논란 '여전'
대통령실 "정부 입장 분명"…'공매도 재개' 관측 일축
전문가 "시스템 갖춰지지 않으면, 공매도 재개 어려울 것"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공매도 재개 시사 발언에 대해 대통령실이 22일 "공매도 재개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용산 대통령실과 여의도 금융감독원 모습［자료사진 합성］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공매도 전산 시스템 준비과정을 거쳐 이르면 다음 달을 목표로 공매도 일부 재개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점과 관련해 금융당국은 물론 대통령실까지 나서 진화에 부심하는 모양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2일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복현 원장이 조만간 공매도 부분 재개를 시사하는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투자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이 중요하다"며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는다면 공매도는 재개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복현)금융감독원장 발언은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과정에서 나온 개인적인 희망 정도로 말한 것으로 안다"며 "정부의 공매도에 대한 부분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이 100%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자춰지지 않는다면 공매도는 재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앞서 이 원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콘래드 다운타운 호텔에서 열린 '인베스트 K-파이낸스' 투자설명회(IR)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6월 하순이 되기 전 (공매도) 재개 여부와 방식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각 기관투자자의 공매도 잔고 시스템을 거래소에 모으는 집중관리 시스템은 구축하는 데 기술적으로 시간이 소요되고 법률상으로도 쟁점이 있다"며 "현재 법 개정 없이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인 욕심이나 계획은 6월 중 공매도 일부 재개를 하는 것"이라며 "6월 재개와 관련해 기술적·제도적 미비점이 있더라도 이해관계자 의견을 들어 어떤 타임 프레임으로 재개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시장과 소통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의 이 같은 발언을 두고 시장은 '공매도 재개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이후 금감원이 설명 자료를 통해 "(이 원장의) 공매도 금지, 재개 관련 사항은 금융위원회 의결 사항이고 현재까지 재개 시점과 관련해 정해진 바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논란은 누그러지지 않았다.
앞서 지난 1월 4일 경기도 용인시 중소기업인력개발원에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형식으로 열린 기획재정부 2024년 신년 업무보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공매도와 관련, "부작용이 완벽히 해소되기 전까지 풀 계획이 없다"고 밝힌 점과도 결을 달리 하는 발언이다.
한편 시장 전문가들은 정부와 금융당국이 공매도 금지 기간 연장 또는 재개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시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세종대 경영학부 김대종 교수는 이날 YTN라디오 '조태현의 생생경제'에 출연해 공매도 재개가 필요하긴 하지만 불법 공매도를 막을 시스템을 완비한 다음에 재개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김 교수는 "불법 공매도가 지금도 계속 적발되고 있고 전산장비를 지금 정부가 확인을 했다. 우리나라에서 공매도를 하고 있는 기관은 외국인이 80% 정도인데 외국인과 국내 증권사가 잔고 시스템을 확인하면 된다"면서 "그래서 이러한 잔고 시스템이 완비되기 전까지는 공매도를 재개하는 것은 좀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외국인들이 반복해서 불법 공매도를 해도 지금은 적발할 시스템이 없다"며 "우리가 잔고 시스템을 1차적으로 증권사에서 완비를 하게 되고 2차적으로는 증권거래소에서 각 증권사라든지 외국계 IB 증권사 간의 대차 잔고 시스템을 확인하고 난 다음에 공매도를 할 수 있게 확인해 줘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상황으로서는 아직 잔고 시스템이 구축이 안 됐는데 재개하는 것은 반복해서 불법 공매도가 일어날 수가 있는 우려가 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