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기둔화, 지정학적 리스크로 투자 매력↓
아세안, 유럽, 인도, 북미 등으로 투자 전환
◆…중국 국기와 EU 깃발. 사진=로이터통신
10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주중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는 연초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중국을 최고의 투자처로 선택한 기업은 13%에 그쳤다. 이는 2010년 해당 조사가 실시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연도별로는 △2019년 17% △2020년 19% △2021년 27% △2022년 21% △2023년 16%였다.
이같은 결과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서방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부채에 의존한 생산 중심의 개발 모델을 밀어붙이면서 EU기업들 사이에서 중국의 투자 매력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응답 기업의 55%는 올해 중국의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를 직면한 주요 사업 과제로 꼽았다. 또한 3분의2 이상이 지난해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것이 예전보다 더 어려워졌다고 답했다. 특히 중국 부동산 위기 여파로 건설시장이 둔화되면서 건설업종의 어려움이 컸던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에 진출한 EU기업의 3분의1 이상은 중국이 산업 전반에 걸쳐 과잉생산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건설,자동차 부문에서 이러한 문제가 가장 두드러진다고 평가했다. 이들 기업은 생산을 부추기는 과잉 투자와 수요 부족으로 중국 내 경쟁 압력이 한층 심화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한 모호한 규정과 예측할 수 없는 법적 환경도 장애물로 거론했다.
이 때문에 응답 기업 42%만이 올해 중국 내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주중EU상공회의소는 "EU기업들이 중국에 계획했던 투자를 보다 예측가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대체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블룸버그도 미국의 대중국 디커플링'(탈동조화) 압박을 덜 받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 유럽, 인도, 북미 등으로 투자를 전환하고 있다고 전했다.
옌스 에스켈룬드 주중EU상공회의소 회장은 "일부 EU기업들이 중국 진출의 이점보다 중국에서 직면한 어려움이 더 커지면서 사업을 축소하고 있다는 징후가 보인다"며 "중국 정부가 비즈니스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선 구체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