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CP, 트래픽 유발에도 망이용료 적게 내
토종 CP·글로벌 CP 사이 망이용료 형평성 제기
SKB와 넷플릭스 망사용료 3년 간 법정 공방 벌여
◆…OTT 로고 사진=연합뉴스
막대한 트래픽을 유발하는 일부 거대 콘텐츠 제공 사업자(CP)와 통신사(ISP)간 망 이용료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통신사가 넷플릭스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편익이 연간 506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일 '산업경제연구'에 실린 'ISP가 OTT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편익에 대한 실증연구'(변상규 호서대 교수) 보고서에서 350명을 대상으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망 사업자들이 넷플릭스의 전송을 유료화해 추가 비용을 받는 상황을 가상 시장으로 제시한 다음 월 2000~8000원 단계별로 지급 의사액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 결과 개인의 평균 지급의사액은 3667원으로 파악됐다. 변 교수는 시장조사업체 '모바일 인덱스'가 2022년 4월 월간 넷플릭스 순 이용자 수를 1150만명으로 추정함에 따라 이 수치에 설문 결과인 평균 지급의사액 3667원을 곱하고 연간 단위로 환산해 5060억원이라는 결괏값을 제시했다.
변 교수는 "국내 망 사업자들은 넷플릭스 가입자들에게 콘텐츠를 전송해 줌으로써 매년 이만큼의 편익을 제공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넷플리스 등 다수의 콘텐츠제공사업자(CP)가 망 사업자에 망 이용료를 납부해 비용을 분담하고 있으나 그 금액은 사업자 간 협상을 통해 결정돼 얼마를 지급하는 게 합당한지에 대한 객관적 기준이 없었다. 망 이용료는 트래픽을 유발하는 기업이 통신망을 사용하는 대가를 말한다.
특히 글로벌 사업자들이 유발한 트래픽에 비해 망 이용료를 적게 내거나 아예 내지 않아 국내 콘텐츠 제공자에 대한 역차별 문제가 제기돼왔다. 이 때문에 국내 통신사(ISP)들은 넷플릭스 등 해외 서비스가 막대한 트래픽을 유발하면서 망 이용료를 내지 않아 '무임승차'한다고 주장해왔다. 반면 넷플릭스 등 콘텐츠 기업(CP)은 국가별로 망사용료를 별도로 내는 것이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지난 3년 간 넷플릭스는 망 이용료 부담과 관련해 인터넷 서비스 제공 사업자(ISP)인 SK브로드밴드와 법정 공방을 이어가기도 했다.
변 교수는 "협상력의 차이가 존재하는 시장에서 망 이용료가 공정하게 결정되고 있다고 믿기에는 의문이 있고, 이미 토종 CP와 글로벌 CP 사이 형평성 문제가 지적된 바 있어 이번 모형을 제안하게 됐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