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에너지 극초단파로 적 전자 장치 무력화
미 공군의 B-52 폭격기나 무인기에 탑재
지하 벙커, 전투기, 탱크, 함정 등 장비 파괴
◆…미국 전략폭격기 B-52. 사진=로이터통신
미 공군이 고출력 극초단파를 이용해 이란 핵 시설의 전자장비를 파괴하는 미사일을 실전 배치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챔프'(CHAMP)로 불리는 이 미사일은 고에너지의 극초단파를 터뜨려 상대의 전자전 능력을 무력화시키는 무기다. 미 공군연구소와 보잉의 방산 계열사인 팬텀 웍스가 공동 개발해 2012년에 첫 시험에 성공했다. 현재 전 세계 여러 지역에 배치되어 가동 중이다.
이번 실전 배치는 확전을 경계하며 이란과 이스라엘에 재보복을 강하게 만류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경고를 무시한 조치의 일환이라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미 공군연구소의 공보 담당관은 이와 관련해 "작전 보안상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밝힐 수 없다"면서도 "챔프 미사일은 시범 프로그램이었으며 이후 이를 기반으로 첨단 고출력 전자기파(HPEM) 기술을 계속 개발해 왔다"고 말했다.
챔프 미사일은 미 공군의 B-52 폭격기나 무인기에 탑재돼 발사된다. 사거리는 700마일(약 1127km)에 달하며 저고도로 적 영공에 침투해 미사일의 표적이 되는 모든 전자장치를 무력화한다. 미사일에서 발사된 에너지가 전자장비에 충격전류를 일으켜 전력설비를 보호하는 서지 보호기가 작동하기 전에 전자장비를 쓸모 없게 만드는 것이다.
극초단파(HPM) 미사일의 장점은 인명 피해 없이 시설이 숨겨져 있는 벙커 내부를 뚫을 수 있다는 점이다. 적의 기지가 땅속 깊은 곳에 숨어 있어도 전력 케이블, 통신망, 안테나 연결부를 통해 전자장치를 파괴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지하 벙커 외에도 전투기, 탱크, 함정 등의 내부 장비도 무력화할 수 있다.
HPM 미사일은 고강도의 전자파 펄스로 전자장비를 무력화시키는 전자기 펄스(EMP)와는 다르다. EMP는 핵탄두나 전자기파 폭탄 등을 투하해 공중에서 강력한 전자파를 일으키는 반면 HPM은 표적 공격이기 때문에 민간시설은 그대로 남겨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