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민주적이어야 할 선거가 가장 비민주적인 노동 착취 현장되고 있다"
"얼마나 더 많은 공무원 죽어야 선거사무 개선 근본적 대책 마련할 것이냐"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 둘째날인 6일 서울 중구 명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투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 지난 5일과 6일 진행된 총선 사전투표에서 사무원으로 일했던 남원시청 공무원이 사망했다며 선거사무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9일 추모 성명을 내고 "고인은 지난 4월 5일부터 6일까지 이틀간 총선 사전투표에 동원되어 장시간 근무를 한 후 다음날 7일 아침 쓰려져 결국 8일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노조는 "가장 민주적이어야 할 선거가 가장 비민주적인 노동 착취의 현장이 되고 있다"며 "선거사무에 동원된 공무원은 하루 14시간 이상 노동을 하며 식사시간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고작 최저임금 수준의 선거수당으로 공무원 노동자들은 살인적인 노동에 내몰리고 있다"며 "민주주의 꽃이라 불리우는 선거가 수십 년에 걸쳐 공무원들의 희생에 기대어 피어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선관위는 이번 총선의 투명성을 제고하겠다며 수개표 방식을 도입하고 투·개표 과정에서 투표함과 투표용지에 대한 접근 권한을 공무원에게만 부여하는 방안까지 검토했다"며 "현장 공무원들은 지금도 인력 부족으로 인해 과도한 업무와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현실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할 정부는 공무원을 싼값에 부리려 하는 것도 모자라 인력감축까지 추진하며 현장의 공무원들을 쥐어짜고 있다"며 "얼마나 더 많은 공무원이 죽어야 선거사무 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사전투표 업무 공무원이 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22년 6월 1일 지방선거에서도 전주시 공무원이 목숨을 잃었는데, 당시에도 과로가 사망 원인으로 지적됐다.
노조는 "더 이상의 죽음을 막기 위한 투표시간 8시간으로 단축 등 선거사무 개선을 촉구한는 공무원노조의 외침에 정부와 선관위는 비상식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선거사무가 개선되지 않는 한 비극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고인의 숭고한 희생에 대해 조속히 순직 처리가 이뤄지길 요구하고, 정부와 선관위는 공무원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여 선거사무를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