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정치를 개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지 정치 자체는 죄가 없다"
민주 "과도한 대응 자제"…"한동훈, '개' 운운하는 거친 말 국민 눈높이 맞는 언행인가"
조국혁신당 "애견인 표 안 받아도 상관없다는 메시지로 읽힐 수도…급하긴 급한가보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이 28일 서울 왕십리역 광장에서 윤희숙 후보와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정치를 개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라고 말한 데 대해 야권에서는 한 위원장이 공식 선거운동 첫날부터 막말했다며 일제히 비판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은 과도한 대응은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민석 종합상황실장은 28일 후보자들에게 "한 위원장의 욕설에 후보들의 과도한 대응은 자제하기 바란다"며 "중앙당에서 적절한 대응과 조치를 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이어 "후보들은 윤석열 정권의 민생경제 실정 지적과 지역 공약 홍보에 집중해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김 실장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공지를 내면서 무학대사의 고사를 생각했다. 무학대사께서 '부처님 눈으로 보면 다 부처로 보이고 돼지 눈으로 보면 다 돼지로 보인다'라는 '불안돈목(佛眼豚目)'의 고사를 남기신 바가 있다"며 "굳이 한 위원장과 똑같은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면서 이번 선거를 임하지는 않겠다는 취지에서 이번 공지를 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미국 선거에 'When they go low, we go high'라는 말이 있다"며 "저희는 남아있는 기간 동안 내내 품격 있게 국민들 앞에 지지를 호소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신현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욕설에 가까운 저급한 표현을 서슴지 않는 정치는 국민을 무시하는 오만한 태도"라며 "한 위원장이 어제(27일) 선대위 회의에서 국민의힘 후보들에게 '국민 눈높이에 맞는 언행'을 강조한 것으로 안다. 그러고서 불과 하루 만에 한 위원장 스스로 약속을 깨는 것이냐"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개' 운운하는 거친 말이, 한동훈 위원장이 생각하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언행이냐"며 "이런 저급한 정치가 바로 문제"라고 꼬집었다.
앞서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신촌 집중유세에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을 '범죄자 집단'으로 규정하고 "정치를 개같이 하는 사람이 문제지 정치 자체는 죄가 없다. 저는 여러분을 위해, 공공선을 위해 몸을 바칠 것"이라며 거친 표현을 쏟아냈다.
또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를 겨냥해 "범죄자들이 여러분을 지배하지 못하게 해달라"며 "뻔뻔한 범죄자들이 지배하는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 범죄자들의 지배를 막자는 게 네거티브 같나. 범죄자들을 심판하는 건 민생"이라고 주장했다.
조국혁신당 신장식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한 위원장은 율사를 오래해서 단어 선택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개 같다'는 표현은 한국에서는 심한 욕이며 여당을 이끄는 사람 입에서 나와서는 안 될 말"이라고 지적했다.
신 대변인은 "패션과 언행에 극도로 신경을 써온 한 위원장이 그런 험한 말까지 하다니, 그런 표현은 애견인들의 표는 받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메시지로 읽힐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거칠어진 한 위원장, 급하긴 급한가 보다"라며 "귀를 씻고, 한 위원장의 오늘 발언은 안 들은 것으로 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