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폐소생술·응급 약물 투여·진단서 작성 가능
대리 수술, 전신마취, 전문의약품 처방 등 제외
의협 "의료 현장이 저질 의료가 판치는 곳 변질"
◆…서울 시내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의료계 집단행동에 따른 의료공백 최소화를 위해 8일부터 간호사들이 의료 현장에서 더 많은 진료행위를 하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전날 간호사들이 의사 업무 일부를 합법적으로 수행하도록 한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 보완 지침'을 발표했다.
보완 지침은 간호사를 숙련도와 자격에 따라 전문간호사, 전담간호사, 일반간호사로 구분해 업무 범위를 설정하고, 의료기관의 교육·훈련 의무를 명시했다.
이에 따라 간호사들은 사망 진단 등 대법원이 판례로 명시한 5가지 금지 행위와 엑스레이 촬영, 대리 수술, 전신마취, 전문의약품 처방 등 9가지를 제외한 다양한 진료 행위를 의료기관장의 책임 아래 할 수 있게 됐다.
전문간호사와 전담간호사는 응급 상황에서 심폐소생술이나 응급 약물 투여를 할 수 있으며 진료기록, 검사·판독 의뢰서, 진단서, 전원 의뢰서, 수술동의서 등 각종 기록물의 초안을 작성할 수 있다. 또한 수술 부위 봉합 등 수술행위에도 참여하고, 석고 붕대나 부목을 이용한 처치와 체외 충격파 쇄석술, 유치 도뇨관(foley catheter) 삽입 등도 한다.
특히 전문간호사는 중환자 대상 기관 삽관·발관과 중심정맥관 삽입·관리, 뇌척수액 채취도 할 수 있다.
이번 지침은 종합병원과 전공의들이 속한 수련병원의 간호사들에게 적용된다. 수련병원이 아닌 종합병원의 경우 간호사 업무 범위를 설정한 뒤 복지부에 제출해 승인받아야 한다.
대한의사협회는 즉각 반발했다. 주수호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제대로 자격도 갖추지 못한 PA(간호사)에 의한 불법 의료행위가 양성화되면 의료인 면허 범위가 무너지면서 의료 현장은 불법과 저질 의료가 판치는 곳으로 변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