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사우디 제치고 '中 최대 원유 공급국' 등극…서방 제재 여파

러, 지난해 중국에 1억702만톤 수출…사우디 8596만톤

서방 제재로 가격 떨어진 러시아산 원유, 시장 점유율 커져

러시아가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2위 석유 소비국 중국의 최대 원유 공급국이 됐다.

21일(현지시간) CNBC는 중국 세관 자료를 인용, 러시아가 지난해 중국에 원유 1억702만톤을 수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하루 214만 배럴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해 중국에 원유 8596만톤을 수출하며 러시아에 최대 원유 공급국 자리를 빼앗겼다. 이는 지난해 대비 1.8% 감소한 수치다.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중동 국가의 시장 점유율은 값싼 러시아 원유로 인해 하락하고 있다.

EU와 주요 7개국(G7)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가격 상한제를 통해 배럴당 60달러 이상의 러시아산 원유 수출에 대해 보험 등 해상 서비스를 금지하고 있지만 오히려 값싼 러시아산 원유 판매 비율이 증가하며 서방의 제재가 무용지물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중국과 인도의 수요가 크게 늘어나며 러시아 ESPO 원유가격은 지난해까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러시아가 제재를 우회하기 위한 대체 운송 및 보험 선택지가 늘리면서 러시아 원유 가격은 가격 상한선인 6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실제 러시아는 제재를 피하기 위해 '암흑 선단'을 이용하면서 원유 수출의 큰 비중을 보험 없이 운행하고 있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해 8월 러시아 해상 원유 흐름의 거의 4분의 3이 서방의 보험 없이 이동했다며 러시아가 이를 통해 주요 서방의 가격상한제를 우회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FT는 이런 상황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정부 예산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원유 판매를 통한 러시아의 수입을 제한하려는 서방의 노력에 이중 타격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