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키이우 시장 독일에 80억원짜리 맨션 매입

우크라이나 정부의 만연한 부패가 서방 지원의 발목을 잡으면서 전쟁에 패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는 가운데 수도 키이우 시장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우크라이나 언론 스트라나는 정치인 세금 신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2월 젤렌스키 측근이자 키이우 시장인 비탈리 클리츠코 시장이 독일 함부르크에 있는 약 600만 달러(79억 원) 상당의 초호화 주택을 매입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8일 보도했다.

공개한 문서에 따르면 클리치코는 둘째 동생인 블라디미르가 소유한 미국 소재 기업 맥시멈으로부터 부채를 청산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12월 20일 750제곱미터(227평) 규모의 호화 맨션을 넘겨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해당 회사의 소유권이 주택을 넘겨받기 직전인 지난해 5월 비탈리로 이전되었다는 점이다. 맨션의 정확한 장부상 금액은 2억2700만 흐리우나(594만8083달러(78억2619만 원)인 이 집은 매우 특이한 '부채상환 방식을 통해 키이우 시장으로 명의 이전이 되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비탈리 클리치코는 헤비급 프로 복싱선수로 여러 차례 세계 선수권에서 우승한 전력을 가지고 있으며 지난 2013년 프로스포츠 은퇴하고 정치에 입문, 신민족주의 정당의 득세를 등에 업고 시장이 되었다.

그는 2013년 BBC 인터뷰에서 자신이 13년 독일에서 살았다는 사실을 공개한 바 있으며 2016년에는 독일 함부르크에 아내와 딸이 부동산을 소유했다는 사실이 공개되기도 했지만, 자신의 명의로 신고한 자산은 없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022년 러시아 침공 후 중단된 공무원 재산 전자신고 의무를 지난해 9월 다시 의무화하는 법안에 서명한 바 있다. 이번 보도는 그러한 규제를 피하기 위한 꼼수 취득이라는 점에서 눈총을 받고 있다.

한편 젤렌스키는 지난해 8월, 병력 모집 센터 관리들을 대상으로 112건의 형사소추가 제기된 대규모 부패 스캔들 이후 모든 지역 군 관리들을 해고하는 대대적인 숙군작업을 단행하는 등 부패척결에 나섰다.

그러나 지난달에도 우크라이나 사법 집행관은 예브게니 보리소프 전 군 사령관이 소유한 400만 유로(58억 원) 상당 스페인 빌라를 압류했다. 사법 당국 발표에 따르면 그는 2022년과 2023년 스페인 미르베야 시에서 여러 부동산을 매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키이우 국제 사회학 연구소가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인들은 전쟁에 이어 부패를 국가의 가장 심각한 문제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나 만연한 부패의 단면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