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신혼부부'에도 50년 주담대…주금공 정책금융 허점 투성

주금공, 9월 이후에도 60대 신혼부부에 계속 취급...주담대 규제 무색

강훈식 의원 "금융위 정책 오류 시정 안 해.즉시 오류 시정해야"

지난 국정감사 지적에도 불구하고 한국주택금융공사(HF)가 60대에게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계속 취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은 시정 조치 요구 이후 이 상품 취급을 중지했지만 주금공은 즉각 조치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이 주금공으로부터 제출받은 '50년 만기 정책금융 주택담보대출(특례보금자리론) 이용현황' 자료에 따르면, 주금공은 지난 9월과 10월 두 달간 60대 신혼부부 3쌍이 추가적으로 해당 상픔을 이용하는 등 60대도 계속 50년 주담대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에는 8월 말 40·50대 신혼부부 798쌍이 '50년 만기 특례보금자리론'을 이용하고 있었다. 금액적으로는 2255억원에 달했다. 60대 이상 신혼부부도 5쌍(15억원)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60대 이상을 대상으로 8건의 50년 만기 주담대를 제공했다. 이 가운데 3건은 정부가 가계 부채 억제를 위해 주담대 규제에 나선 9월 이후 신규 대출이었다. 최고령 대출자는 65세였다. 지난달 11일 금융위 국정감사에서 '50년 만기 정책금융상품도 만34세 이하 또는 신혼부부라는 조건 때문에 60대가 받을 수 있다'는 강 의원의 지적에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신혼부부에 대해선 생각을 못했다. 제 불찰이고 잘못이라고 한다면 100% 다 인정한다"고 답변해 연령제한이 없는 주담대는 잘못 시행된 정책, 허점이 있는 정책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이러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금융위는 최근 강훈식 의원실의 국정감사 후속조치 자료 요구에 대해 "제도 운영상황·신청추이 등을 면밀히 살펴보며 필요 시 제도개선을 검토해 나갈 예정"이라고 답변해 사실상 검토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게 강 의원 지적이다.

금융위는 앞서 지난 9월 13일 가계부채점검회의를 통해 시중은행이 취급한 50년 주담대를 가계부채 급증 원인으로 꼽으며, 연령제한 없는 50년 주담대에 대한 즉각 시정을 요구했다. 이에 하나·우리은행은 이 상품 취급을 중단했고, KB국민은행은 40년 초과 주담대에 대한 연령제한을 신설했다. 또 신한·농협은행을 포함한 5대 은행 모두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산정만기를 40년으로 축소했다.

시중은행들은 금융위의 시정 조치 요구에 취급중단, 연령제한, DSR 산정 만기제한 등 즉각 조치했지만, 대조적으로 주금공은 이행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강 의원은 "금융위가 자신들도 잘못 설계한 정책상품을, 비슷하게 취급한 시중은행만 비판하고 정작 자신들의 오류는 시정하지 않고 있다"며 "정부는 '나는 맞고 너는 틀리다' 식의 태도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즉시 오류를 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