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文 정부 통계조작 수사요청…민주 "조작·정치감사" 반발

통계법 위반과 직권 남용, 업무 방해 혐의

文청와대·국토부, 17년 6월~21년 11월 최소 94회…부동산원 통계작성 영향력 행사

통계 산정 방법 임의 변경해 가계소득 증가한 것처럼 조작

민주 "통계감사 초기부터 '국기문란', '통계조작' 규정…1년간 여론몰이"

"'수사요청' 악용…감사위원회 또다시 패싱"

최달영 감사원 제1사무차장은 15일 '주요 국가통계 작성 및 활용실태' 중간 감사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와 국토교통부 등은 통계청과 한국부동산원(옛 한국감정원)을 압박해 통계 수치를 조작하거나 통계 서술 정보를 왜곡하게 하는 등의 불법 행위를 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최 사무차장은 "청와대와 국토부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최소 94회 이상 한국부동산원 통계 작성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통계 수치를 조작하게 했다"고 전했다.

감사원은 문재인 정부의 집값·소득·고용과 관련해 대표 정책에 맞는 통계를 만들어내기 위해 대통령 비서실 등에서 여러 기관을 전방위로 압박했다고 강조했다.

최 사무차장은 "17년 6월부터 부동산원에서 주중치, 속보치 등을 불법적으로 사전 제공받은 후 집값 상승률 수치가 낮게 나오도록 주중치에 임의의 가중치를 적용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부동산원에 재검토 지시, 변동률 상승 사유 소명, 현장 점검 요구 등 방법으로 상승률을 낮추도록 압박해 통계 수치를 조작했다"고 설명했다.

감사원은 소득과 고용 통계와 관련해서도 "2010년 이래 계속 증가하던 가계소득이 17년 2분기에 감소로 전환되자 새로운 가중값을 추가로 곱하는 등 통계 산정 방법을 임의로 변경해 가계소득이 증가한 것처럼 조작했다"고 밝혔다.

또 19년 고용 통계 분야의 경우 "청와대가 비정규직(기간제) 근로자 급증 원인을 병행 조사 효과로 몰아가는 등 통계 발표와 보도자료 작성에 부당 개입했다"고 주장했다.

감사원이 수사를 요청한 대상에는 문재인 청와대 정책실장(장하성·김상조·김수현·이호승) 4명과 김현미 당시 국토부 장관 등이 포함되어 청와대 11명, 국토부 3명, 통계청 5명, 부동산원 3명 등이다.

■ 민주 "감사원, 조작·정치감사" 반발

더불어민주당은 감사원의 수사 요청에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조작·정치감사라고 반발했다.

민주당 감사원 정치감사 대응 TF 일동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통계감사 초기부터 '국기문란', '통계 조작'으로 규정하고 1년간 여론몰이를 하며 감사하더니 결국 미리 써 놓은 각본대로 결론을 냈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감사원은 애초 의도대로 통계조작과 부당한 지시의 근거를 찾지 못하자 이례적으로 3차례나 조사 기간을 연장하더니 결국 시장 상황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파악하기 위한 '업무 검토'를 '조작'으로 둔갑시켰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부동산 통계는 생산기관별로 표본의 구성, 조사방식, 작성방법 등에 차이가 존재하며 각각 장단점이 있어 각각의 통계 특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단순 수치만 비교한다면 통계 왜곡을 초래하게 된다"고 반박했다.

특히 "주간 단위 통계는 국가승인통계가 갖추어야 할 충분한 법적 위상이나 자격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다는 평가가 있을 뿐만 아니라 주택가격 정보의 근거나 신뢰성도 의심받고 있는 통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이 감사 과정 중 범죄사실을 발견했을 때에는, 감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고발' 조치를 하여야 하는데, '수사요청'을 악용함으로써 감사위원회를 또다시 패싱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