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이재명 단식 중단 요청… 단식농성장 방문계획은 아직”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단식 15일 차'를 맞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단식농성 중단을 요청했다. 김 대표는 이 대표에게 여·야가 정기국회를 맞아 나라 살림을 챙기자고 부연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단식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건강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고 한다"며 "어제 이 대표를 진단한 의료진이 단식 중단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 바가 있다고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유를 막론하고 이 대표가 건강을 해치는 단식을 중단하기를 정중히 요청한다"며 "거대 의석을 가진 제1야당 대표가 정기국회 시기에 정부 국정 운영을 점검하고 나라 살림을 챙겨야 한다. 단식을 이어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김기현 대표의 이재명 대표 단식농성 중단 요청 관련 "김기현 대표는 이재명 대표 건강을 우려하고 있다"며 "다만 아직까지 단식 중단 요청을 하러 가시는 것 자체는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 대표가 명분없는 단식을 하고 있다는 기존 입장은 고수하는 건가'라는 질문에, 강 대변인은 "정기국회 앞둔 중차대한 시기 거대 야당 대표가 단식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정치권이 국민들 먹고사는 문제에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되지 않겠나"라고 답변했다.

이날까지 이 대표는 국회에서 15일째 단식 중이다. 그는 주위 만류에도 불구하고 장소를 국회 본청 앞 천막에서 전날 본청 앞 당 대표실로 옮겨 단식 농성을 이어가는 중이다.

앞서 이 대표의 단식 농성 장기화 관련 여·야의 정치인들의 평가는 갈린다. 김영우 전 의원은 이재명 대표 단식으로 민주당이 출구가 없다고 주장하는 반면,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몰인정한 정부·여당을 질타했다.

보수정당 3선 출신 김영우 전 의원은 지난 13일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의 단식에 대해 "이재명 대표의 단식 출구가 문제가 아니다. 민주당 출구를 막고 있는 게 이재명 대표"라고 비판했다.

이어 "대선 패배 이후 민주당이 야당으로서 당내 개혁, 민생 챙기기 등을 했어야 했다"라며 "그런데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이 비전을 만들어 가야 할 때 이재명 대표 단식에 막혀 아무것도 못하고 있지 않나"라고 설명했다.

진행자가 '야당 대표 단식인데 여당이 손을 내밀면 국민들 마음을 사지 않겠나'라고 짚자, 김 전 의원은 "예전과 달리 정권에 대한 방해 차원으로 읽히는 단식이라 과거처럼 만류 분위기가 생기고 있지 않다"고 여당 내부 분위기를 밝혔다.

반면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지난 13일 MBC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군사정권에서도 야당 대표가 단식하면 이렇게 몰인정하지는 않았다"며 "윤석열 정권에서는 정치 실종에 이어 인간관계도 실종됐다"고 질타했다.

이어 "문재인 전 대통령께서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을 보내 (단식 중단) 표현을 하셨다"라며 "저는 수일 내로 문 전 대통령이 상경하셔서 단식 만류를 30해주는 모습을 갖춰주는 게 좋아 보인다"고 요청했다.

진행자가 '김기현 대표 측에서는 당대표를 만나게 되면 검찰 수사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데'라고 짚자, 박 전 원장은 "그 사람들이 사람도 아닌 소리를 하는 것이다. 어제(13일)도 (이 대표가)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증거가 없는 거 아닌가"라고 날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