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원희룡 개인 선택이든 당·정 선택이든 문제”
국민의힘 “국론 분열·낭비 막기 위해 내린 결정”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3월 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전당대회 등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며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이 불거진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을 정면 중단한다고 선언한 가운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보수정당 초강세 지역인 양평에서 왜 저런 선택을 했는지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7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누가봐도 원안 추진도 아닌 백지화는 뜬금포"라며 "서울-양평 고속도로 백지화가 당정에서 논의·상의 끝에 나온 결론이더라도 문제이고, 원희룡 장관의 개인적인 급발진이어도 문제일 것"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양평은 보수정당의 초강세 지역이다. 그런 곳에서 왜 고속도로 전면 백지화를 선언했는지 알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그런 점에서 당·정이 상의 끝에 내린 결정이 아니라, 원희룡 장관의 개인적인 선택이었다고 믿고 싶다"고 꼬집었다.
2023년 7월 현재 양평군의회는 국민의힘 소속 의원 5명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2명으로 구성돼 있다. 또 경기 양평 지역구는 제16대 총선부터 제20대 총선까지 한나라당(새누리당) 정병국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내리 5선을 하며 의원으로 활동했고, 제21대 국회에서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경기 여주·양평)이 의원으로 재임하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는 "당·정이 모여서 서울-양평 고속도로 백지화 선언을 상의했다는 가정을 해본다"라며 "고속도로 백지화를 통해, 주민들에게 더불어민주당 때문에 숙원사업이 날아간 것이라고 호소하며, 내년 총선에서 해당 지역에서 '야당 심판론'을 만들기 위함이었다는 관측이 가능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만약 여럿이 모여서 짠 작전의 수준이 이 정도라면 해당 인사들은 나중에 선거를 지휘해선 안 될 것"이라며 "여당 강세 지역인 양평에서 야당을 지적하고 꼬집는다고 한들 대단한 이득을 보긴 어렵다. 총선은 다수 의석을 확보하기 위한 전장이지 '지역구 득표율 80%' 같은 걸 목표로 하는 선거가 아니다"라고 날을 세웠다.
앞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7일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백지화 선언'에 대해 "급발진의 느낌이 강했다. 원 장관이 해당 사업 전면중단에 대해 설명하려는 느낌보다는 '누군가'를 향해 '내가 이걸 처리했다'는 인상을 주려는 인상이 남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울-양평 고속도로 논란에 대해 (김건희 여사 일가의) 고속도로 특혜 의혹 문제에서 '원희룡 왜 저래'로 여론 관심이 선회된 것을 보면, '이슈로 이슈를 덮는다'라는 농담처럼 나오는 말이 떠오르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강민국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 "서울-양평 고속도로 건설 전면 백지화는 더불어민주당의 네거티브 공세로 국론 분열과 국력 낭비가 계속되는 상황을 방치할 수 없어 내린 결단"이라며 "정쟁의 피해가 고스란히 양평군민·서울시민들에게 돌아갔다"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