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기관 16곳 중 6곳, 가상자산 보유 현황 등 점검 미실시"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국민권익위의 관련 실태 점검 결과 입수 후 공개

"공직자 가상자산 보유 관련한 국민들 의문 커져… 후속작업 나서야 할 것"

김남국 '코인 투기 의혹' 파장 확산에 따른 공직자 대상 철저한 점검 필요

참여연대 "이해충돌 보다 엄격히 관리돼야... 일관성있는 제도 마련 시급"

"국회의원 등 고위공직자의 가상자산 보유 전수조사 필요성"도 강조

가상자산(암호화폐)과 업무 유관성이 있는 기관 16개 중 6개 기관이 지난해 가상자산 보유현황 등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김남국 무소속 국회의원(이전 더불어민주당 소속) 코인 투기 의혹 사태가 터지기 전 유관기관의 관련 점검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24일 국민권익위원회(권익위)에서 확보한 '가상자산 관련 공공기관 행동강령 운영실태 점검결과 후속조치 및 2022년 시행 결과' 자료에서 이 같이 나타났다고 공개했다.

윤 의원에 따르면 권익위는 가상자산 거래 증가 및 가격 급등으로 일부 공직자들이 직무 관련 내부정보를 활용해 가상자산 투기에 편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지난 2021년 5월부터 6월까지 중앙부처 및 금융위 산하 공공기관 60곳에 대한 점검을 실시했다.

권익위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기획재정부·법무부·산업통상자원부·중소벤처기업부·공정거래위원회·국무조정실·인사혁신처·금융위원회·검찰청·경찰청·국세청·관세청 등 중앙행정기관 13곳과 금융감독원·중소기업은행·한국산업은행 등 공직유관단체 3곳 등 총 16개 기관이 가상자산과 관련이 있는 유관기관으로 판단했다.

권익위는 이들 중 가상자산 관련 행동강령 규정이 미흡한 기관들에 대해선 강령 개정, 가상자산 관련 업무담당자 지정 및 이들에 대한 주기적 점검을 요청했다. 하지만 권익위 요청 후에도 이들 기관 중 6개 기관이 가상자산 업무담당자에 대한 점검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윤 의원은 "권익위가 2022년 8월부터 10월까지 추가 점검한 결과를 보면 16개 유관기관 중 절반에 가까운 6개 기관은 가상자산 업무담당자의 가상자산 보유 등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지 않았다"면서 "공직자들의 가상자산 보유 관련한 국민들의 의문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가상자산이 공직자들의 신고 재산으로 인정되는 공직자윤리법이 25일 국회를 통과할 예정"이라면서 "각 공공기관도 담당자를 지정해 가상자산 신고매뉴얼을 마련하고 근무시간 중 투자 자제 등 후속작업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남국 의원의 코인 투기 의혹 파장이 정치권은 물론 경제계로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유관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기관 및 공직자들의 가상자산 보유 현황 등에 대한 점검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셈이다.

국회의원을 포함한 고위공직자들의 재산신고 대상에 가상자산을 포함시키는 법안이 통과 예정인 상황에서 공직자들의 가상자산 보유 및 투기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권익위는 가상자산 관련 유관 16개 기관에 운영실태 점검 결과 통보 내용에 대해 올 하반기에 기관별 추진 계획 이행 현황 정기 점검을 할 계획인 것으로 방침을 정했다. 특히 가상자산 보유 신고 등 관련 운영실태 점검 필요 기관에 대해서는 현지 조사도 병행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참여연대도 23일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제출받은 지난해 11월 생산한 권익위의 '가상자산 관련 공공기관 행동강령 운영실태 후속조치 점검 결과'를 공개했다.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타(소장 이광수 변호사)는 이날 권익위가 상정한 가상자산 관련 기관 16곳을 거명한 뒤, "공정위, 법무부, 금감원, 한국산업은행은 가상자산 관련 부서·직위에 대해 2회 이상 점검했다"면서 "13개 중앙행정기관은 전년도 점검 이후 가상자산 관련 직무 담당자에 대한 점검을 실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검찰청은 내부공문을 통해 신고사항을 안내하고 있는 반면, 가상자산 관련 기관 중 검찰청을 제외한 15개 기관은 직무담당자의 가상자산 보유를 신고하도록 하는 근거를 기관별 행동강령에 규정하고 있다며 가상자산을 보유했다고 신고한 사례는 5개 기관, 총 24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중 가상자산과 관련한 부서·직위에서 근무 중 신규 취득한 사례는 없다"고 했다.

이어 "국세청은 가상자산 업무 담당자의 보유신고 5건에 대해 자진매각을 조치(완료)했고, 인사혁신처는 가상자산 관련 부서로 전보되기 이전에 취득한 사례 1건이 신고되었고, 해당 신고에 대해 직무내용, 취득시점 등을 검토한 후 신규취득제한을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금융감독원, 중소기업은행, 한국산업은행은 신고된 18건에 대해 가상자산 취득시기, 부서이동 현황 등을 검토한 결과, 직무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미조치'했다"면서 "이와 같은 점검결과는 가상자산의 보유, 그로 인한 이해충돌이 보다 엄격하게 관리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일관성 있는 제도의 마련이 시급한 상황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참여연대는 "13개 중앙행정기관 중 6개 기관은 2021년 점검 이후 점검을 실시하지 않았는데 이들 기관을 특정하기 어렵다"면서 "점검하지 않은 6개 기관이 어느 기관인지, 이들 기관의 신고내역과 신고에 대한 조치 등이 공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감독원, 중소기업은행, 한국산업은행이 신고에 대해 조치하지 않은 근거에 대해 엄격하게 검증되어야 한다"면서 "가상자산의 보유를 신고한 임직원은 가상자산과 관련한 업무를 현재 수행하고 있거나 또는 최근 6개월 이내 수행했다고 가정할 수 있는데, 해당 신고에 대해 직무관련성이 없다고 판단했다면 이와 같은 판단의 근거 등을 보다 면밀하게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신고에 대한 기관의 조치가 적절한지, 조치를 두고 기관 간 불합리한 편차는 없는지 확인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통일성 있는 규정이 마련되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참여연대는 이와 함께 점검결과를 바탕으로 개별 기관의 상황을 보다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추가적인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할 계획을 밝혔다. 또한, 현직 국회의원 등 고위공직자의 가상자산 보유에 대한 전수조사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참여연대는 관련해 "현재 개별 기관 별로 소속 공직자의 가상자산 보유 등에 대한 신고내역 등이 일부이지만 점검되고 있는 만큼 국회의원 등 고위공직자에 대한 전수조사의 현실성 등에 대한 지적은 근거가 없다"고 지적한 뒤 "현직 국회의원 등 고위공직자의 가상자산 보유에 대한 전수조사가 빠르게 진행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