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 활성화 목적 전문투자자 규제 완화"
"레버리지 조정했음에도 주가조작 사태에 악용"
"범죄수익 환수 '자본시장법 개정안', 이번 사태에도 적용토록"
◆…김주현 금융위원장 [금융위 제공]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23일 전문투자자 요건 완화가 주가조작 사태를 야기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당시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며 "범죄수익 환수가 근본적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유관기관 합동토론회' 모두발언 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정부는 2019년 11월 모험자본 공급 활성화를 위해 개인전문투자자 제도를 개편했다. 금융투자상품 잔고 기준을 5억원 이상에서 5000만원 이상으로 낮췄다.
손실감내능력 조건도 연 소득 1억원 이상(부부 합산 1억5000만원 이상), 순자산 5억원 이상, 해당 분야 1년 이상 변호사, 공인회계사(CPA) 등으로 완화했다.
김 위원장은 "(CFD 기준 완화) 당시 정부는 벤처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요건을 마련했는데 의도와 달리 개인의 CFD 투자가 많아졌다"며 "그래서 레버리지를 10배에서 2.5배로 낮추는 제도 개선을 단행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가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정한 것 하나 때문에 일어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중요한 건 이렇게 자꾸만 엮여서 불법행위를 하고 그로 인해 얻는 혜택이 리스크보다 훨씬 크다는 인식을 없애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본적으로 범죄를 통해 얻은 수익을 가져갈 수 없고, 엄청난 리스크를 져야한다고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어떤 수단을 이용했다고 나쁘다 아니다를 단편적으로 판단하는 건 공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마약과의 전쟁'을 보면 불법공급하고 연결되는 채널을 일단 잡아놓고 마약중독자를 치료하는 식"이라며 "주가조작과 가상자산 사태 역시 불법적인 채널을 잡아두지 않고는 정상적인 시스템이 어렵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범죄수익 환수와 처벌 강화를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현재 수사 중인 주가조작범에 대해서도 적용되느냐는 질문에 김 위원장은 "처벌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물론 법사위에서 어떻게 논의되는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현재 수사중인 사건에도 적용될 수 있게끔 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에도 적용되느냐는 물음에는 "특정인에 대해 언급하는 건 좀 그렇다"며 "아직 개정이 안 됐으니까 초안을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